새해 들어 '오팔세대'가 주목받고 있다. 오팔(OPAL)은 'Old People with Active Life(활기찬 생활을 하는 고령자)'의 앞글자를 딴 조어로,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5060 액티브시니어(active senior)'를 가리키는 말이다. 베이비붐 세대인 '58(오팔)년생'을 뜻하기도 한다.
2000년대 초반 일본에서 처음 소개된 개념으로, 트렌드 예측의 선구인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2020년 경자년 쥐띠해를 이끌 10대 트렌드 중 하나로 '오팔세대'를 꼽았다. 오팔세대는 탄탄한 경제력과 안정적인 삶을 기반으로 은퇴 후에도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여가생활을 즐기며, 사회활동에 적극적인 것이 특징이다. 오팔세대로서 활기찬 노후를 보내려면 은퇴 후 생활비가 얼마쯤 들고, 현재 준비된 자산이 어느 정도인지를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에 따르면, 오팔세대는 4가지의 노후 자산 관리 전략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일러스트=백형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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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노후 자산 패러다임, 목돈 중심에서 소득 중심으로
기대수명의 증가로 은퇴 생활 기간이 길어지면서 '은퇴까지 얼마를 모아야 한다'가 아니라 '은퇴 후 매달 얼마만큼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 규칙적이고 꾸준하게 발생하는 소득(현금흐름)을 마련해 둬야 하는 것이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김은혜 수석연구원은 "금리가 연 1%인 정기예금에서 월 100만원의 이자(세후)를 얻으려면 넣어야 하는 돈이 14억2000만원에 달한다"며 "부동산을 제외하고 은퇴 시점에 10억~20억원가량을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을뿐더러 매우 비효율적인 자산 운용 방식이기 때문에 목돈을 모으려고 하기보다는 '매달 얼마가 내 통장에 들어오게 하겠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했다.
②연금이 기본이다
회사원 A(57)씨는 은퇴 후 여행작가로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여행작가는 정기적인 소득이 없기 때문에 작가 수입과 별도로 월 200만원 정도의 꾸준한 소득이 나오기를 바라고 있다. 전문가들은 A씨의 경우, 가장 먼저 국민연금 수령액을 최대한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국민연금은 평생 받을 수 있는 보장 소득이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추후납부, 임의계속가입, 연기연금 제도 등을 활용하면 수령액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추후납부는 소득이 불안정하거나 일을 안 하는 시기에 '(국민연금)납부 유예'를 신청했다가 나중에 60세가 되기 전에 안 냈던 기간만큼의 보험료를 일시에 내서 '미납부 기간'을 납부한 것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임의계속가입은 경제적 여유가 어느 정도 있을 경우, 납부 의무가 끝나는 60세 이후에도 돈을 추가로 더 내서 나중에 연금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연기연금제도는 국민연금 수령 시점을 65세 이후로 늦춰서(최장 5년) 수령액을 늘리는 것이다. 1년 늦출 때마다 수령액은 7.2%씩 늘어나는데 5년을 미루면 36%(7.2%×5년)를 더 받을 수 있다. 은퇴 전 소득이 있을 때 연금계좌 납입 금액을 최대한 늘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50세 이상은 올해부터 3년간 연금저축 세액공제한도가 200만원이 추가 적용(700만→900만원)되므로 연금저축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노후 자산의 일부를 즉시연금 등 연금상품으로 옮기거나, 주택연금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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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인컴형 자산을 더하자
인컴형 자산이란 이자나 배당, 부동산 임대료 등 정기적인 '소득이나 수입(inc ome)', 즉 현금 흐름이 창출되는 자산을 말한다. 각종 채권과 고배당주,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등이 대표적인 인컴형 자산이다. 인컴형 자산은 일반적으로 은행 금리보다 조금 더 높은 연 3~5% 수익률을 추구하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이다. 가격 변동에 따른 손실 위험이 존재하지만, 노후 자산을 안전자산으로만 구성하면 자산 증식이 어려워 노후 자산의 수명을 늘리기 어렵다. 다양한 인컴형 자산을 조합하면 은퇴 후에도 일정 수준 현금 흐름을 월급처럼 만들어 낼 수 있다. 투자 경험과 지식이 부족하다면 인컴형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인컴펀드' 또는 '인컴ETF'에 간접 투자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임은순 KB국민은행 압구정PB센터 팀장은 "오피스텔, 원룸 등 부동산 실물로 월세 수익을 올릴 수도 있지만 이 경우 신경 쓸 일이 많아서 어마어마한 수고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며 "차라리 리츠처럼 신경 안 써도 알아서 좋은 부동산에 투자해주고 임대 수익을 배당으로 나눠 주는 상품에 관심을 갖는 것이 더 좋다"고 했다.
④부채를 줄여야
은퇴 후 현금 흐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기존 채무를 최대한 줄이거나 모두 청산하는 것이다. 대출 이자는 매월 고정 비용으로 은퇴 후 현금 흐름을 악화시킨다. 은퇴자에게는 대출 조건도 우호적이지 않다. 인상된 금리를 적용하거나 대출 한도를 줄이고, 대출 상환을 요구할 수도 있다. 은퇴 전 본인의 자산과 부채 규모, 대출 금리, 상환 기간 등을 점검하고 은퇴 전까지 부채를 어떻게 갚아 나갈지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100lifeplan.fss.or.kr) 및 금융회사에서 제공하는 노후준비진단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노후 자산 준비 현황을 쉽게 점검할 수 있다.
☞오팔(OPAL)세대
오팔(OPAL)은 'Old People with Active Life(활기차게 생활하는 고령자)'에서 앞글자만 딴 조어로, 새로운 소비층으로 부각되고 있는 5060세대를 일컫는다. 베이비붐세대인 58(오팔)년생을 뜻하기도 한다.
김지섭 기자(oasi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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