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ASF 돼지 살처분 현장 모습. [출처 = 유튜브@Mummy Ho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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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코로나19에 이어 지난해 중국을 강타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마저 아시아 전역에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각국 농림·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유엔(UN) 식량농업기구가 최근 내놓은 아시아 주요국의 ASF 발병 현황 통계를 보면 지난 2018년 8월 중국 랴오닝성을 기점으로 시작된 ASF로 인해 중국과 베트남, 라오스, 한국 등 8개국에서 최소 724만2011마리가 살처분된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최근 인도 발리섬 내 9개 지역에서 1000마리의 돼지가 ASF와 유사 증상으로 떼죽음을 당하면서 인도네시아 검역 당국은 ASF와 연관성을 조사 중이다.
가축 전염병 사상 최악의 살처분 대응에 나서고 있는 중국의 경우 중국 내 32개 성에서 165건의 발발 사례가 보고된 상황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는 이 가운데 살처분이 공식 확인된 119만3000마리를 통계에 포함시킨 상태로 비공식 살처분 규모를 합하면 천문학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보다 축산업 규모가 작은 베트남조차 63개 지역에서 ASF가 발병한 뒤 살처분 규모가 596만 마리에 이르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살처분 통계가 실제보다 크게 축소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17일(현지시간) 중동 지역 최대 언론사인 알자지라 방송은 중국 본토 돼지 사육 두수의 약 60%가 ASF 감염으로 인해 살처분된 것으로 보도했다.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중국 내 사육두수가 약 4억 3000만 마리라는 점에서 2억5000만 마리 안팎의 천문학적 살처분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상정할 수 있다.
살처분 규모를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통계도 있다. 바로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다. 지난 10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2020년 1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5.4% 상승한 상태로 전월 상승률(4.5%)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 가운데 2018년 8월 ASF 발병 이후 공급난이 이어지고 있는 돼지고기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무려 116% 오르며 CPI 상승을 주도했다. 지난해 말 중국이 미국과 1단계 무역협상을 타결하며 미국산 돼지고기에 적용해온 보복 수입관세를 철회하고 수입량을 늘렸음에도 돼지고기 가격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는 점에서, 중국 본토 내 방대한 살처분이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 사회에서는 방대한 돼지 살처분이 향후 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걱정하고 있다. 과거 한국의 구제역 발생 사례처럼, 집단 매몰지에서 가축의 사체가 완전히 분해되지 않않고 침출수를 야기해 지하수와 토양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염려된다.
아시아 역내 개발도상국 상황도 심상치 않다. 라오스에서는 지난 6월 ASF 발병 후 지금까지 4만 마리 이상이 살처분 된 상태로 여전히 방역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몽골에서는 105개 농장에서 3115마리가 살처분됐는데, 이는 몽골 전체 사육 돼지의 10%라고 UN 식량농업기구는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9월 발병 후 최근 5개월 간 북수마트라 지역에서만 4만2000마리가 살처분됐다. 북수마트라를 제외한 나머지 32개 발병 지역 살처분 통계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국가별 발발·대응 상황
○중국 : 2018.8 발발. 32개성 165건 보고, 확인 살처분 두수 1,193,000마리
○몽골 : 2019.1 발발. 105개 농장 보고. 3115마리 살처분
○한국 : 2019.9 발발. 14개 농장 보고. 166마리 살처분
○북한 : 2019.9 발발. 살처분 통계 없음
○필리핀 : 2019.7 발발. 12개 지역 보고 1,000마리 살처분
○베트남 : 2019.2 발발. 63개 지역 보고. 5,960,000마리 살처분
○라오스 : 2019.6 발발, 40,130마리 살처분
○캄보디아 : 2019.4 발발, 5개 지역 보고. 살처분 통계 없음
○미얀마 : 2019.8 발발. 1개 지역 보고. 살처분 통계 없음
○인도네시아 : 2019.9 발발. 33개 지역 보고. 북수마트라에서만 42,000마리 살처분
○티모르 레스테(옛 동티모르) : 2019.9 발발. 1600마리 살처분
※2020년 2월 6일 현재 누적 기준, 자료:UN 식량농업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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