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65]
劉불출마 요구했던 친박, 통합반대 명분 사라져… "결단 고맙다"
한국당 "국민에 큰 울림" 원희룡·이언주도 "혁신·통합에 진전"
황교안·유승민 담판으로 세부 합의땐 이달 중순 통합신당 윤곽
김형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유 의원의 결단과 결의를 높이 평가하고, 스스로 불쏘시개가 되겠다는 자세가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하는 모든 국민과 후보자들에게 큰 울림을 줄 것"이라고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혁신과 통합의 큰 진전"이라며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라는 국민의 명령에 화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전진당 이언주 대표는 "환영하며 보수의 혁신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했다.
유승민(오른쪽) 새로운보수당 의원이 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유한국당과의 ‘신설 합당’을 추진하고, 4월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남강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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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진영도 환영 의사를 밝혔다. 윤상현 의원은 "이번 총선 선봉에 유 의원이 합류함으로써 우리는 큰 장수를 얻었다"며 "두 분(황 대표와 유 의원)의 결단에 깊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강성 친박인 김진태 의원도 "오랜 시간 애국 세력이 바라던 모습이 바로 이것"이라며 "힘든 결단을 내려줘서 고맙다"고 했다. 박대출 의원도 "보수가 하나로 될 수 있는 큰 물꼬를 텄다"고 했다. 야권에선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할 경우 유 의원이 다시 유력 대선 후보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유 의원의 이날 선언으로 야권 통합 작업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는 평가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분열됐던 보수 진영이 4·15 총선 전에 다시 하나로 합쳐지게 된 것이다. 한국당 중진 의원은 "친박계가 '탄핵의 주적(主敵)'이라 지목하며 불출마를 요구했던 김무성·유승민 의원이 사실상 백의종군을 선언한 이상 친박계 역시 통합에 저항할 명분이 사라졌다"고 했다. 또 유 의원이 불출마하고 지분을 요구하지 않기로 하면서 공천 과정서 대대적 인적 쇄신이 가능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야권 통합은 그동안 통합신당준비위원회(통준위)와 한국당·새보수당 양당 간 통합 논의라는 투트랙으로 진행돼 왔다. 한국당은 통준위를 기초로 신당을 창당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유 의원 측은 한국당·새보수당이 먼저 합당한 후 다른 세력이 참여하는 게 좋다고 주장해 왔다. 앞으로는 한국당과 새보수당 중심의 통합에 통준위·전진당 등 제3세력이 참여하는 방안에 무게가 더 실릴 전망이다. 다만 통합 방법에 대한 양측 간 이견이 다시 불거질지가 변수다.
유 의원은 "지분 요구는 없다"고 했지만, 물밑에선 지분 논란이 일 수 있다. 새보수당과 통준위 일각에선 신당 지도부와 공천위 구성 때 일정 부분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었다.
야권에선 "결국 황 대표와 유 의원 간 '담판'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유 의원은 지난 6일 밤 황 대표에게 "만나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냈고, 황 대표는 다음 날 오전 답장을 보냈다. 한국당 관계자는 "황 대표가 유 의원과 회동 전에 어떤 대화를 나눌지 파악하고 싶어 회동 시기가 조금 지연됐지만 곧 만날 것"이라고 했다. 황 대표는 이날 "(유 의원과 회동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연락하고 있다"고 했다. 두 사람은 이르면 10일 만나 통합 문제를 결론지을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 방법에 구체적 합의가 나오면 한국당과 새보수당은 먼저 '통합 수임 기구'를 구성한 후 이달 중·하순 전당대회나 전국위원회를 열어 합당안을 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선 전격 불출마를 선언한 유 의원에게 총선 때 중요 역할을 맡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당 복당파 의원은 "개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유 의원은 수도권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통합 신당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겨야 한다"고 했다. 유 의원의 불출마 의사에도 야권 일각에선 "수도권 주요 지역에 유 의원을 전략 공천하자"는 말도 나온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불출마보다는 서울에서 출마해 주셨다면 훨씬 더 좋았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험지에서 싸워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했다.
[윤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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