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할 당시의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 강정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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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30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만난 뒤 한 말이다. 그는 안 전 대표의 ‘정치 멘토’로 불리며, 2016년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지냈다. 또한 안 전 대표가 2018년 지방선거 패배 후 독일 뮌헨에 체류하는 동안 현지에서 만난 바 있다. 안 전 대표는 이번에 정계 복귀하며 한 교수를 다시 찾았고, 1시간가량 신당 창당 등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고 한다.
한 교수는 안 전 대표와 만난 후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안 전 대표에게서 확실히 절박함을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본인이 잘 인식하고 있다. 또한 국민의당으로 성공을 거뒀던 4년 전과 오늘의 상황이 확실히 다르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안 전 대표는 한 교수와의 만남에서 ‘실용 중도 신당’이라는 독자적인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밝혔다고 한다. 한 교수는 “그때보다 훨씬 어려운 길일 수밖에 없다는 걸 본인이 인식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목표를 향해서 그냥 가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고 전했다. 보수 통합 합류 등에 “관심이 없다”고 여러 차례 밝혀온 것과 같이, 현재로선 선거를 위해 다른 세력과 힘을 합치기보단 자강(自强)의 방법을 찾겠다는 것이다.
안철수 전 의원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김경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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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전 대표 측 핵심 관계자 역시 “안 전 대표 자신도 ‘안철수 현상’이라는 말이 나왔던 과거와는 다르다는 걸 알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당장 ‘대박’을 터트리는 게 목표가 아니다. 우선은 죽든 살든 ‘자기의 길’을 가겠다는 게 안 전 대표의 의지”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안 전 대표가 총선 전에 거대 양당 중심의 판도를 흔들만한, 과감한 전략을 취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기존 여야의 기반을 근본적으로 뒤흔들만한, 의표를 찌르고 사람들 눈이 번쩍 뜨이게 할만한 과감한 결단력과 사고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금 그런 게 뭐가 있을지를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돌풍을 일으키는 게 불가능한 건 아니다. 그런 의견도 나눴다”고 설명했다.
안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 탈당 이후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길을 택한 만큼, 한 교수를 비롯해 과거 안 전 대표의 멘토로 불렸던 인물들이 새 당에 합류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한 교수는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고 항상 동지라고 부르고 있지만, 아직 (신당 합류 같은) 그런 생각은 없다. 과거와 같은 실패가 반복되지 않을 거라는 믿음, 그리고 자신의 비전을 우리 정치 환경 속에 어떻게 담아낼지 등을 안 대표가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2일 오전 기자 간담회를 갖고 신당 창당과 관련한 계획을 발표한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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