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기념재단, 교도소 '5·18 유골' 추가발굴 착수
문화재 출토방식…50㎝ 땅속 조사
미확인 유골 무더기 발견 지점 인근
유골들, 5·18 행불자와 연관성 '관심'
지난달 19일 옛 광주교도소에서 발견된 유골 중 구멍이 뚫린 머리뼈의 모습(왼쪽). 오른쪽은 5·18기념재단이 28일 오전 옛 광주교도소에서 발굴 조사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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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신원을 알 수 없는 유골이 무더기로 발견된 옛 광주교도소에 대한 추가 발굴이 시작됐다. 옛 광주교도소는 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의한 주요 암매장 장소 중 한 곳이다.
5·18기념재단은 28일 오전 옛 광주교도소에서 개토제를 시작으로 2차 발굴작업에 착수했다. 최근 미확인 유골들이 발견된 교도소 내에 5·18과 관련된 유골이 묻혀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앞서 이곳에서는 2017년 11월부터 3개월간 5·18 행방불명자들에 대한 유골을 조사했지만 유해는 찾지 못했다.
발굴은 다음 달 1일까지 교도소 경비교도대 건물 뒤편 2888㎡ 부지에 대해 진행된다. 대한문화재연구원은 해당 지역의 지표면을 걷어내고 50㎝가량 땅을 파낸 뒤 문화재 출토 방식으로 조사를 벌인다. 이 과정에서 유골이나 흙 성분이 다른 토층 등이 발견되면 법무부와 5·18 단체 등과 협의해 추가 굴착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지난달 19일 옛 광주교도소에서는 기록에 없는 유골이 무더기로 발견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정밀 감정에 나섰다. 이번에 추가 발굴이 진행되는 곳 또한 유골들이 발견된 무연고 수형자들의 공동묘지 옆이다.
법무부는 지난달 19일 옛 광주교도소 내 무연고 묘지 개장 작업 중 신원을 알 수 없는 유골 40여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작업자들이 유골을 수습 중인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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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확인 유골'…공동묘지 옆 조사
옛 광주교도소는 5·18 당시 진압에 투입된 제3공수여단이 주둔해 암매장 가능성이 큰 곳으로 꼽혀왔다. 5·18 직후에는 교도소 내 관사 뒤에서 시신 8구, 교도소 앞 야산에서 시신 3구 등 11구가 암매장 상태로 발견됐다.
교도소 암매장 의혹은 5·18 당시 신군부의 기록에서도 엿볼 수 있다. 계엄사령부가 발표한 80년 5월 31일 ‘광주사태 진상 조사’ 문건에는 광주교도소에서 민간인 27명(보안대 자료 28명)이 사망했다고 기록돼 있다. 5·18 단체 등은 16~17명의 신원과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암매장 의혹을 제기해왔다.
한편 국과수가 최근 발견된 유골에 대한 객체분류를 한 결과 당초 알려진 80여구보다 3배 이상 많은 250구 이상이 묻혀있던 것으로 분석됐다. 국과수가 41구가 묻힌 것으로 기록된 무연고 묘지에서 발견된 80여구에 대한 객체 분류작업을 한 결과다.
객체 작업이란 유골을 정밀감식하기 위해 섞인 채 발견된 유골들을 완전한 한 사람의 유골로 분류하는 작업이다. 유골 분류는 두개골이나 대퇴골 등 큰 뼈를 먼저 구분한 뒤 나머지 작은 뼈를 맞춰가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28일 옛 광주교도소 내 무연고 합장묘 인근 터에서 유골 발굴조사에 앞서 개토제가 열리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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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객체분류 후 유골 3배 늘어
국과수 측은 다음 달 6일까지 유골 분류작업을 마친 뒤 결과를 외부에 공표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 과정에서 국과수는 발견된 유골의 총 규모와 향후 DNA 검사방법 등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정일 대한문화재연구원 조사연구관은 “29일부터 장비·인력을 동원해 지난번(2017년 11월)보다 신중하게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오는 31일쯤 기초 조사의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최경호·진창일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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