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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평창올림픽박물관 `라스트 랩 벨` 가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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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평창동계올림픽 라스트 랩 벨. [이상헌 기자]


강원도 강릉올림픽뮤지엄(평창동계올림픽 유산 박물관)에 전시된 '라스트 랩 벨'이 실제 대회에 쓰인 진품이 아닌 이벤트용 모조품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강릉시 등에 따르면 평창올림픽 폐막 직후부터 강릉시 초당동 강릉올림픽뮤지엄에 라스트 랩 벨이 전시되고 있다. 라스트 랩 벨은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에서 마지막 바퀴를 알리는 종이다.

올림픽 공식 기록 측정을 맡은 오메가가 장인에게 의뢰해 올림픽 때마다 10개 안팎으로 만든다. 뮤지엄에서는 이 벨이 평창올림픽 때 강릉아이스아레나 쇼트트랙 경기에서 실제로 썼던 유산이며 평창동계올림픽대회조직위원회 소속이었던 A씨가 기증한 것이라고 소개한다.

하지만 과거 조직위에서 근무했던 B씨는 "올림픽 개막 전인 2017년 당시 붐업 차원에서 이벤트용으로 제작된 모조품을 보관하다 대회 폐막 후 A씨에게 건네준 것"이라고 전했다.

애초부터 올림픽 유산이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자산을 개인이 소장했을리 없다는 지적과 함께 논란은 증폭되고 있다. 조직위 자문위원 출신 인사는 "IOC가 조직위나 개최지인 강원도·평창군·강릉시에 기증할 수 있지만 개인에게 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평창기념재단 측도 "조직위 청산 과정에서 벨의 존재를 들은 것이 없다"며 "해당 벨은 모조품"이라고 잘라 말했다. 조직위 청산팀에 따르면 해당 벨은 처분 리스트에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또다른 조직위 관계자는 해당 벨이 2017년 서울 광장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D-1주년 카운트다운 시계탑 제막식 당시 조직위에 전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대회에 쓰이지는 않았지만 오메가가 제작한 종"이라고 밝혔다. 기증자인 A씨 역시 "해당 벨이 실제 경기에 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진품으로 전해 들었다"고 해명했다.

벨의 진품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자 지역사회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대회인 '올림픽' 타이틀이 걸린 만큼 강원도, 나아가 국가 이미지에도 흠이 될 수 있어서다. 강원 지역 인사는 "올림픽 마크나 이미지를 사용하는 데도 IOC 승인이 필요한 만큼 진품이 아니라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하루빨리 바로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릉 =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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