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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줌인] 카를로스 곤 여론전 이끈 '佛 PR업계 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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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레바논으로 도망간 이후 전세계 언론을 상대로 여론전을 펼치고 있는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의 배후에는 프랑스 PR업계 대모인 60대 여성 '안느 메오(Anne Méaux)'가 있다고 산케이가 20일 보도했다.

조선일보

프랑스 PR회사 ‘이미지7’ 홈페이지에 올라온 안느 메오의 프로필.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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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케이에 따르면 안느는 20대 때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텡 전(前) 프랑스 대통령의 보도 담당을 맡은 뒤 PR 회사를 설립했다. 그녀가 CEO로 재임 중인 프랑스 PR회사 이미지7은 구글, 에르메스 등 유명 대기업부터 코트디부아르와 니제르 대통령 등 고위 각료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유명인의 부정의혹이 부상하면 홍보 책임자로 빈번하게 이름이 오르는 위기관리의 프로로 알려져있다.

곤 전 회장은 작년 2월 일본 변호인단 교체 시점과 비슷하게 안느를 기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8년 11월 체포된 뒤 곤 전 회장은 소송은 물론 홍보 전략도 바꾸지 않으면 이대로 풀려날 수 없을 거라는 위기의식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변호인단에 '면도칼'이라는 별명을 가진 히로나카 준이치로(弘中惇一郎) 변호사를 선임하고 곤 전 회장은 풀려났다.

지난 8일(현지시각) 레바논에서 열린 기자회견도 안느가 주도했다고 산케이는 보도했다. 곤 전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이 쇄도했음에도 불구하고 레바논으로 도망쳐온 경위에 대해서는 일절 대답하지 않고 일본 사법제도의 문제와 본인의 결백에 대해 시종일관 주장했다. 안느는 검은 수트를 입고 참석해 2시간 반 이어진 기자회견 내용을 모두 지켜봤다고 한다.

언론을 선별해 인터뷰에 응하는 것도 안느의 전략의 하나로 알려졌다. 기자회견 당시 곤 전 회장 측은 프랑스, 레바논, 미국의 언론사를 중심으로 60개사를 선별해 기자회견장에 입장 시켰다. 일본 매체는 아사히신문, 도쿄TV, 소학관 3개사 뿐이었다.

안느는 곤 전 회장에게 유리한 기사를 실어줄 수 있는 언론을 직접 고르기도 했다. 8일 기자회견 뒤 프랑스의 한 유명 언론인과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당시 기자가 "당신의 도주극은 세계를 매혹시키고 있다", "악기 케이스에 숨은 여행으로 강한 인상을 주었다"는 등의 질문을 해 논란이 됐다. 인터넷에서 "기자가 아첨꾼", "재판에서 도망간 남자에게 이건 아니지 않나"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이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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