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반도체가 공개할 마이크로LED도 주목해볼 만
새해 초 열리는 세계 최대 IT 융합 기술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에서 부각될 혁신 기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요 참가 기업들의 미디어 행사가 공식적인 전시 기간 직전인 1월 5~6일(이하 현지 시각) 집중되기 때문에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주요 제품·기술들이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CES 2020은 1월 7일 부터 10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올해 초 약 160개국, 17만5000여명이 참가한 CES 2019 전경. /CTA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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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회째를 맞는 CES 2020은 당초 이름 그대로 가전 제품 중심으로 전시회를 하다가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동차, 로봇, 인공지능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다. 전 세계 4500여개 기업이 참가하고 160여개국에서 17만5000명(CES 2019 집계 기준)이 찾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가 CES 2020을 앞두고 발간한 ‘2020년 CES의 5대 기술 트렌드’를 기반으로 전문가·외신의 예상을 종합해 이번 전시회에서 눈여겨볼 5대 키워드를 정리했다.
① 삼성·LG, 8K TV 패권 전쟁
CES에 전시되는 품목 카테고리는 30개가 넘지만, 이 중에서도 CES의 메인 테마 중 하나는 여전히 가전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올 초 열린 ‘CES 2019’에서 LG전자의 화면이 돌돌 말리는 ‘롤러블 TV’, 초소형 LED(발광다이오드) 광원으로 화질을 끌어올린 삼성전자의 마이크로LED TV ‘더월’이 최대 히트작이었던 점을 떠올려보면, 올해도 두 회사의 고화질·새로운 폼팩터(제품 형태) TV 경쟁은 재연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8K TV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삼성·LG전자가 CES 2020에서 프리미엄 8K TV 신제품을 공개하고, 시장 선점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8K TV를 선보인 이후 이 시장 점유율을 85%(IHS마킷 기준)까지 끌어올리며 초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2020년에는 초프리미엄급(QLED) 8K TV와 일반 시장을 겨냥한 일반 LCD 패널의 8K TV 투트랙 전략으로 판매량을 더 끌어올린다는 게 삼성 방침이다. LG전자도 CTA의 8K UHD(초고화질) 인증을 받은 8K TV 제품을 대거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내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하이얼, 하이센스, TCL 등 중국 TV업체들도 이런 8K TV 신제품을 내놓으며 전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TV 부문에서는 아예 테두리를 없앤 ‘제로 베젤’ QLED TV, 투명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새로운 폼팩터의 롤러블 TV가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② 디스플레이의 진화, 마이크로LED
CES 2019 관람객들이 삼성전자의 마이크로LED TV인 2019년형 '더 월'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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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포문을 연 차세대 디스플레이 ‘마이크로LED’도 중요한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마이크로LED는 이름 그대로 초소형 LED를 뜻한다. LED 칩 자체를 화소로 활용할 수 있어 OLED보다도 소비 효율이 높고, 베젤리스·플렉서블(화면이 휘는) 디스플레이, 웨어러블 기기, 피부 착용 의료기기 등에 적합한 디스플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뿐 아니라 소니, 델, 아수스 등 글로벌 기업이 이번 CES 2020에서 마이크로LED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CES에 첫 참가하는 서울반도체가 세계 최초로 개발·양산 준비된 뉴 마이크로LED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서울반도체는 현재 나와 있는 마이크로 LED는 LED·마이크로LED의 중간단계인 ‘미니LED’ 수준이라며, 실제 마이크로LED는 칩 사이즈를 5마이크로미터(㎛)에서 10㎛로 줄여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마이크로LED를 겨냥했던 것이어서 어떤 제품이 나올지 주목된다.
③ 美 안방서 열리는 전시회서 중국은?
최근 수년간 국제 규모의 전시회에서 존재감을 과시해 온 중국이 미국에서 열리는 CES 2020에서는 어느 정도 규모로 참가할지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CES 2019에서는 중국 참여기업이 1211개사로 전년(1551개)보다 감소하며 한국·미국기업 전시관이 상대적으로 주목받는 상황이 벌어졌다. 최근 4년 사이 CES에 참가하는 중국기업 수가 줄어든 것은 올해가 처음이었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고 중국 최대 통신장비·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가 ‘블랙리스트’에 오르면서 이 불똥이 CES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까지 튄 것이었다.
이번에도 이런 기조는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CES의 키워드를 제시하고 업계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기조연설 명단에도 중국 기업가의 이름이 올해에 이어 CES 2020에도 없다. 중국 참가기업들의 전시장 규모도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④ 5G, 스마트폰 넘어 스마트홈·자율주행차로 간다
5G(5세대 이동통신)는 내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0)에 앞서 CES 2020에서부터 화두가 될 전망이다. 올해가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첫해였다면, 앞으로는 5G가 보편적으로 확산·안정화하면서 스마트홈, 자율주행 등이 구현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이기 때문이다.
5G가 스마트홈, 자율주행의 핵심 인프라로서 CES 2020에서도 주목받을 전망이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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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국내 통신사 주요 수장들이 CES 2020을 찾아 미래 먹거리를 발굴한다. SK텔레콤은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C 등 주요 관계사들과 전년 대비 8배 늘린 전시관을 꾸미고 반도체, 배터리, 5G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등 그룹 차원의 모빌리티 기술력을 대내·외에 과시한다는 계획이다.
별도 부스는 없지만, 하현회 부회장도 CES를 찾아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과 만나 5G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⑤ ‘건강관리’에서 ‘치료’의 영역까지 들어온 기술
그동안 웨어러블 기기 등 건강관리 영역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기술은 이번 CES에서 치료 영역까지 깊숙이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CTA가 CES 2020을 앞두고 발간한 5대 키워드에는 ‘디지털 치료’가 첫번째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디지털 치료는 의학적인 장애·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기 위해 소프트웨어를 통해 환자에게 직접적인 ‘치료적 개입’을 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으면서도 어느 정도의 익명성을 보장한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이번 전시회에서는 터치포인트라는 회사가 머리에 쓰면 미세 진동을 가해 뇌를 진정시키는 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복통·두통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VR(가상현실) 여행을 통해 사용자가 스트레스를 줄이도록 하는 서비스도 공개된다.
[장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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