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형 비례제, 지역구 의석 많은 민주당·한국당은 '연동의석 30석'에서 배제
지역구에서는 유승민의 새로운보수당과 통합 모색할 듯
더불어민주당과 범여권 군소야당이 23일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개정안 수정안에 합의하면서 자유한국당이 공언한 '비례한국당' 카드가 현실화될 공산이 커졌다. 비례한국당 카드는 보수 성향 지지자들이 지역구에선 한국당 후보를 찍고, 정당 지지율 투표에선 한국당의 위성정당 격인 '비례한국당'에 투표하게 해서 의석수를 극대화하자는 것이다. 실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한 독일에서는 비례대표 선거에만 나서는 이른바 '자매정당(Schwesterpartei)'이란 게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왼쪽) 대표가 23일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가운데 성동규 여의도연구원장이 1.3m 길이 가상 투표용지를 들어보이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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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4+1협의체'가 이날 합의한 선거법 수정안은 내년 4월 총선에서 '지역구 253석+비례대표 47석'에 비례대표 30석에 연동률 50%를 적용하는 내용이다. 이 안(案)에 따르면 현행 선거법과 비교해 지역구·비례대표 의석 변화는 없고 비례 30석에 연동률 50%가 적용되는 점만 달라진다. 따라서 이전 선거들과 비교해 지역구 의석수가 많은 제1, 제2 정당의 비례대표 수가 줄어드는 대신, 군소정당들의 비례대표 의석수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안이 본회의를 통과해 내년 4월 총선 때 적용되면 가령 정당 지지율 30%를 얻은 정당이 지역구에서 90석(300×0.3) 이상을 얻으면 연동률이 적용되는 '30석'을 배분하는 데는 참여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위성 정당'을 만들어 그쪽에 정당 투표를 하도록 해 비례대표 배분에 참여시키는 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연동형 비례제가 도입될 경우 비례대표 의석을 노린 정당들이 우후죽순 등장해 정당투표 용지 앞 순번(기호)에 배치되는 게 중요해진다. 이 때문에 한국당에서는 내년 총선에 불출마하는 현역 의원 7~8명을 비례한국당에 보내 정당투표에서 정의당보다 앞선 기호를 받는 방안도 거론하고 있다.
한국당의 이런 복안이 성공하려면 한국당은 비례대표 의석을 내지 않는 만큼 지역구에서 상당한 선전을 해야 한다. 한국당의 전신인 옛 새누리당은 지난 20대 총선 때 지역구에서 105석을 했다. 내년 4월 총선에서 적어도 이 이상의 의석을 얻으려면 유승민 의원이 주도하는 새로운보수당과의 통합도 관건이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비례한국당 카드를 정말 시도한다면 유 의원의 새보수당과 통합은 필수"라며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심판론과 범여 좌파 다수연대를 노리는 선거법 개악에 대한 심판을 위해 보수 진영이 단일 대오를 만들기 위한 작업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했다.
[김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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