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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물가와 GDP

물가 상승률 낙관, 자금유출은 경계... 한은 ‘내년 통화 긴축’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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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미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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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밝히는 대국민 보고서에서 국내 외화자금 유출에 대한 경계감을 표시했다. 내년엔 반도체 수출이 회복되고, 내후년 이후엔 물가상승률도 높아질 거란 전망도 재차 강조했다. 이는 모두 기준금리 추가인하 필요성을 낮추는 요인들이다. 내년 한은이 보다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입장에서 정책을 펼 거란 관측이 나온다.

한은은 12일 이런 내용을 담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특히 짧은 보고서 형태로 실리는 ‘주요 참고’ 자료는 한은이 주시하는 현안과 그에 대한 판단이 담겨 있어 향후 금리 조정 방향의 신호로 해석된다.

이번 보고서엔 △우리나라 자본 유출입의 특징 및 시사점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여수신 금리 변동 △반도체 수출 회복 가능성 평가 △근원물가 상승률 둔화의 배경 및 시사점을 주제로 4편의 참고 자료가 실렸다.

자본 유출입과 관련해 한은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국인 투자금이 국내 성장률 변화에 즉각 반응하고 다른 신흥국과 동조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지금처럼 국내외 경제가 동반 부진을 겪는 상황에선 외국인 자금이 급속히 빠져나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한은은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 투자가 주식ㆍ채권 중심으로 급증하는 점도 지적했다. 이 또한 환전을 필요로 하므로 국내 보유 외화의 감소로 이어진다.

한은은 “당장 대규모 자본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면서도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의 진행 상황, 내국인의 국외투자 증가 추이를 주시하며 대외건전성을 유지할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수출은 내년 중반쯤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의 반도체 수요 부진은 주요 구매처인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단가를 떨어뜨리려 구매를 늦추면서 비롯한 측면이 크다고 진단했다. 가격이 충분히 떨어졌고 미중 무역분쟁도 완화될 조짐을 보이는 만큼 IT업계가 데이터센터 서버용 메모리를 중심으로 반도체 구매를 재개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실제 선행지표(반도체 제조장비 매출액, 반도체 회사 주가 등)도 반등했다는 것이다.

근원물가(식료품ㆍ에너지 제외) 둔화에 대해선 ‘추세’가 아니라 ‘단기변동’이라는 판단을 내놨다. 앞서 2012~15년 근원물가 저하는 계량분석 결과 글로벌 차원의 경기 둔화와 구조 변화에 따른 추세적 성격이 강했지만, 2017년부터 시작된 지금의 저물가 국면은 단기적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정부 복지정책과 집세 상승률 둔화를 대표적 요인으로 꼽았다. 한은은 “근원물가 상승률은 내년에도 낮은 오름세를 보이겠지만 2012년에는 정책적 영향 축소, 경기 개선으로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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