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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인수

[마켓인]구주 가격 두고 수세 몰린 박삼구 "금호리조트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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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매각협상 기한 D-3… HDC와 막판 신경전

정몽규 회장 "주당 4660원 이상 못줘"

금호석화 끌어들여 전방위 압박

박 전 회장 "시가보다 낮아 안돼"

금호리조트로 구주 가격 상쇄 의도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계약서 조정 협상 기한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협상의 주도권을 쥐려는 HDC현대산업개발(HDC)과 낮은 구주 가격에 만족할 수 없다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간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HDC는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시가보다 낮은 구주가격을 제시하는 한편 아시아나항공 2대 주주인 금호석유화학(금호석화)과 접촉하며 박 전 회장을 밀어붙이는 한편 경영권 인수 전·후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HDC가 계약 성사를 위해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자 수세에 몰린 박 전 회장이 금호리조트를 추가로 요구하고 나섰다. 박 전 회장 측으로서는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시가에도 못 미치는 구주 가격을 아무런 조건 없이 받아들이면 배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데다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한 금호그룹 계열사의 차입금 상환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알짜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금호리조트까지 달라며 배수진을 쳤다는 분석이다.

이데일리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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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보다 낮은 구주 가격 제시한 HDC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DC는 박 전 회장 측에 금호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소유 주식 31.05%(6868만8063주)를 인수하는 대가로 3200억8637만3580원을 제시했다. 이는 주당 4660원으로 이날 아시아나항공 종가(5200원)보다 낮다.

HDC는 경영권프리미엄 없이 구주 가격을 3200억원에 사들이고 신주에 대해서는 약 2조1000억원을 내겠다며 박 전 회장과 채권단에 통보했다.

양측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이달 6일까지 계약서 작성을 위한 조정 시한을 거친 후 12일까지로 협상 기한을 정했다. HDC는 우협 지위를 끝내기 전에 협상을 마무리하고 연내 본계약(SPA)을 체결하겠다며 박 전 회장 측에 책임 있는 협상자세를 보이라고 내용증명까지 보냈다.

IB업계에서는 정몽규 회장이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에게 증자 참여 등 협조 요청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2조1000억원에 이르는 신주 발행을 고려하면 아시아나항공 지분의 11.12%를 보유하고 있는 금호석화의 지분율이 5% 미만으로 희석된다. 따라서 증자 참여는 물론 박 전 회장과 수차례 대립각을 세운 금호석화를 아군으로 만들어 공동전선 구축을 제안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매각을 사실상 진두지휘한 산업은행은 구주매각에 대해 방관하고 있다. 연내 매각이 가시화한데다 2조1000억원의 신주 자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호그룹은 HDC와의 협상이 난항을 겪자 산은에 비공식적으로 2000억원가량의 신규 자금 대출 지원을 요청했지만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HDC 측이 금호그룹을 압박해 최대한 낮은 가격에 구주를 사들이고 본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다각도로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박 전 회장 측이 배수진을 쳤지만 현재로서는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전 회장 “금호리조트 달라”…HDC 통 큰 결단 필요

이러한 HDC의 전방위 압박을 돌파하기 위해 박 전 회장은 ‘금호리조트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금호리조트는 금호티앤아이(48.8%)가 최대주주이며 금호티앤아이의 최대주주는 아시아나IDT이다. 즉 ‘금호리조트→금호티앤아이→아시아나IDT’의 지배구조로 연결돼 있다. 금호리조트를 통해 박 전 회장이 아시아나IDT 등에 매각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금호리조트는 중국 웨이하이포인트 호텔앤리조트를 비롯해 국내 6개 지역에 리조트와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 자산총액만 약 55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알짜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박 전 회장이 금호리조트를 가져갈 수 있을지는 정몽규 회장과의 협상에 달렸다는 평가다. HDC의 통 큰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구주 가격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을 금호리조트로 상쇄하려는 전략”이라며 “자산규모가 5500억원을 넘기 때문에 금호리조트만 가져와도 박 전 회장 측으로서는 손해 보지 않는 거래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금호그룹이 HDC에 구주 가격을 높여 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박 전 회장이 보유한 지주회사 금호고속(옛 금호홀딩스)의 차입금을 상환할 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금호고속은 내년 3월 말 만기가 돌아오는 산은 대출 1300억원을 비롯해 3700억원가량의 차입금을 갚아야 하기 때문에 금호리조트를 가져온다면 상환 자금을 마련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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