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6 (수)

이슈 미술의 세계

책이야, 일기장이야…`다이어리북` 잘나간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왼쪽부터 `오늘도 펭수, 내일도 펭수`, `1일 1페이지…`, `박막례 일력`, `5년 후 나에게 Q&A a Day`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것은 책인가, 다이어리인가. 지금까지 이런 책은 없었다. 연말을 맞아 전성시대를 맞은 다이어리북 이야기다.

12월 19일 출간을 앞둔 다이어리북 '오늘도 펭수, 내일도 펭수'(놀 펴냄)는 예약 판매 첫날인 지난달 28일 판매 3시간 만에 예스24에서 1만부가 팔렸다. 1분당 56권이 팔린 셈이다.

알라딘에서는 같은 날 오전 10시 판매 개시 10분 만에 1000부가 판매됐다. 이 책은 EBS의 펭귄 캐릭터이자 구독자 100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의 주인공 '펭수'의 이야기를 담았다. EBS에 책 출간을 제안해 판권을 따낸 놀 출판사는 책 표지만 공개하고 진행한 예약 판매만으로 신기록을 썼다. 책은 다이어리와 펭수의 어록 등을 함께 담은 형태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박하영 알라딘 도서팀장은 "이렇게 빠른 속도로 판매된 단행본은 역대 처음"이라고 전했다. 알라딘에 따르면 주된 구매자층은 평균 연령 32세의 20·30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이후 매년 연말 시장을 평정하고 있는 '5년 후 나에게 Q&A a Day'는 올해도 돌아왔다. 11월 4주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4위에 오른 이 책은 같은 장에 5년치의 일기를 써서 매년 과거의 나를 돌아볼 수 있도록 구성한 다이어리북이다.

11월 3주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6위에는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365'가 올랐다. 역사, 문학, 미술, 과학, 음악, 철학, 종교에 이르는 일곱 분야의 지식을 하루에 한 페이지씩 1년 365일 동안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한 책. 미국·일본에서 베스트셀러가 되며 시리즈 누계 150만부가 팔린 책이 한국에도 성공적으로 상륙했다.

일기장이 날짜별로 필기 공간을 마련한다면, 다이어리북은 날짜별로 읽을거리를 싣는다. 예를 들어 이 책의 2020년 1월 1일자에 실린 교양 상식은 '알파벳', 1월 2일은 '율리시스'다. NBC 뉴스의 사장 노아 D 오펜하임 등 각 분야 전문가 7명이 필진으로 참여했다.

이 밖에도 올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책의 저자들도 12월을 앞두고 '일력'을 출간해 높은 판매액을 올리고 있다. '박막례 일력'은 100만명의 유튜브 구독자를 자랑하는 박막례 할머니의 촌철살인 어록을 매일 한 꼭지씩 적어 365장으로 구성됐다.

김지연 위즈덤하우스 과장은 "박막례 할머니의 명언이 일력이라는 콘셉트와 맞물리면서 많은 독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 같고, 연말이라는 시기적인 특수성이 겹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막강한 팬덤을 보유한 저자 혹은 캐릭터의 이름으로 출간되다 보니 선물용으로 각광받는다. 지난달 29일 기준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도서 부문 베스트 순위도 1~3위를 '오늘도 펭수…' '5년 후 나에게…' 등 다이어리북이 휩쓸었다. 디지털 문화에 밀려 다이어리, 달력 등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도 다이어리북의 인기는 희귀한 현상임이 틀림없다.

교보문고 브랜드관리팀 김현정 씨는 "일기장은 1월에 열심히 쓰고 나서는 3월쯤 백지가 되는데 그럼 더욱 자괴감이 들기 때문에 오히려 다이어리북 같은 책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본다. 박막례 할머니의 '박막례 일력', 혜민 스님의 '따뜻한 응원'같이 일력 상품들도 팬덤 상품으로 인기를 얻었다. 대체로 출판사에서도 11월 말~12월 초에 출간을 많이 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슬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