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박구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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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물가 수준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계속 높아져 선진국 평균에 가까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물가가 높은 서울의 경우 부동산 임대료가 세계 8번째로 비쌌다.
1일 한국은행의 ‘해외경제 포커스’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물가수준지수 기준으로 한국의 물가는 OECD 회원국 36개국 중 22위 수준이다.
OECD 물가수준지수는 각국의 구매력을 바탕으로 경제 전반의 물가수준을 상대적으로 비교한 지표다. 한국의 물가수준은 2009년만 해도 OECD 평균의 63%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88%까지 올라갔다. 한은은 국내 물가수준을 두고 “선진국과는 격차가 줄어들고, 다른 신흥국과는 벌어졌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패스트푸드 업체 맥도날드가 판매하는 햄버거 가격을 기준으로 각국의 물가를 비교하는 ‘빅맥지수’로 보면, 국내 물가는 미국이나 호주, 영국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는 낮았지만, 일본과 홍콩, 대만 등보다는 높았다.
한국은행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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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서울은 세계 주요 도시 337개 가운데 생활물가가 26번째로 높았다. 한은은 세계 주요 국가ㆍ도시의 물가 및 인구 통계를 제공하는 사이트 ‘넘베오(Numbeo)’의 올해 자료를 인용하며, 식료품과 의류 등의 상품 가격이 주요 대도시보다 비싸다고 분석했다.
서울의 식료품 생활물가지수는 128.8로 나타났는데, 이는 살인적인 물가로 유명한 뉴욕(111.7)은 물론, 도쿄(101.2), 파리(95.8), 런던(62.7)보다 높은 수준이다. 다만 외식비나 교통, 통신비 등은 저렴한 편이었다. 2010년 이후 도쿄와 파리, 런던 등 주요 대도시의 경우 뉴욕에 비해 생활물가가 하락한 반면, 서울은 꾸준히 상승해 격차가 축소되고 있다.
서울의 고물가에는 높은 부동산 임대료가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영업용 부동산 임대료는 주요 도시 446개 중 8번째로 높았다. 서울 번화가에 있는 부동산 임대료는 상위 30개 도시 평균의 1.4배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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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높은 물가에도 불구하고 임금 수준은 OECD 국가 중 중간에 머무르고 있다. OECD 기준 지난해 한국의 평균임금은 3만9,472달러(4,343만원)로, 통계가 집계된 35개국 가운데 중하위권인 20위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동렬 한은 물가연구팀장은 “최근 국내 물가상승률이 크게 낮아지면서 일각에선 저물가 상황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데, 이는 모든 선진국이 겪고 있는 문제”라며 “일반 국민이 체감하는 생활물가는 높은 편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결론지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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