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윤리법 위반 주장… “모럴이 없다” 靑에 직격탄 / 오랜 기간 몸담아온 진보진영 향해서도 고강도 비판
사진=뉴시스 |
김경율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한 것이며 사모펀드 문제는 권력형 범죄라고 주장했다. 그는 청와대를 겨냥해 “모럴(도덕)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고 자신이 오랜 기간 몸담아온 진보진영을 향해서도 고강도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그는 조 전 장관 사태와 관련해 황당한 주장을 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며 공개 비판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위원장은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57·구속기소)가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차명으로 매입한 WFM과 관련 “2017년 삼일회계법인이 낸 WFM 감사보고서를 봤다. 너무 어이가 없었다”며 “일반회사라면 있을 수 없는 거고 매우 질이 안 좋은 경우”였다면서 “코스닥에는 WFM처럼 장난치는 사기꾼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정경심 교수가 이런 걸 모르고 투자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작전하는 사람들과 친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투자”라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공개된 정 교수 녹취록을 언급하며 “WFM주식 매입에 사용되는 걸 알았다는 게 다 드러났다”며 “이건 조 전 장관이 공직자윤리법을 어긴 것”이라면서 “명의 여하에 관련없이 배우자 것도 신고해야 하는데 안 하지 않았나”라고 했다.
그는 4박 5일 동안 밤을 새워가며 사모펀드 관련 자금 흐름을 살펴봤다고 한다. 김 전 위원장은 “자금 흐름을 엑셀 파일로 만들었더니 흐름이 너무 불투명하다는 게 드러났다”며 “돈이 항상 중간에 사라졌다”고 했다. 그는 이 근거를 갖고 참여연대 내부에서 문제를 제기했으나 이미 알려진 대로 그의 의견은 묵살당했다. 김 전 위원장은 “민정수석이 관련돼 있는데 권력형 범죄가 아니면 뭐란 말이냐”며 “공개된 자료를 건성으로 봐도 앞뒤가 안 맞는데 의혹을 미담으로까지 바꿔 말하니 나중에는 열이 치받아 올랐다”고 했다.
조 전 장관 가족이 운영해온 사학재단인 웅동학원에 대해선 “정말 험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김 전 위원장은 “조 전 장관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것은 오로지 공소시효 만료 때문이라고 본다”며 “흔히 (웅동학원이) 부채가 많은 걸로 알고 있지만 서류상으로 부채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두 동생을 위한 거짓 채무, 만들어진 채무라고 생각한다”며 “황당할 뿐”이라고 했다.
그는 정 교수에 대한 검찰수사가 진정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김 전 위원장은 ‘검찰의 (정 교수) 공소장을 보고 무슨 생각이 들었나’라는 질문에 “수사의 진정성이 느껴졌다”며 “내가 파악한 범죄적인 수단이 다 드러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이전부터 사모펀드를 이용한 증권 차입매수, 주가조작 등을 엄벌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왔다”며 “그 측면에서 보면 검찰이 수사 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왼쪽), 조국 법무부장관(오른쪽). 뉴스1 |
조 전 장관 사태와 관련해 가장 황당한 사람은 유시민 이사장이라고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조국 사태 때 황당한 주장을 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대표적으로 유시민 전 장관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면서 “자기가 공개한 정경심 녹취록이 내 주장을 ‘빽업’하는 거였는데 억지를 부리는 모습에서 정말 어이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유 이사장은 지난달 10일 조 전 장관 일가의 자산을 관리해 온 한국투자증권 김경록 차장과의 인터뷰 녹취록 전문을 공개한 바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이 오랜 기간 속해왔던 진보진영에 대한 비판과 쓴소리도 이어갔다. 김 전 위원장은 “목적만 옳다면 수단 방법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생각을 지금까지 갖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1980년대 운동권들은 주민등록증도 위조했다. 밖에 나가 데모한다는 이유로 커닝이나 대리출석에도 죄의식이 없었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청와대를 겨냥해서도 “지금 청와대 사람들을 보면 도덕적·법적 방비 면에서 너무 무방비 상태”라며 “모럴(도덕)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권력화된 86세대’의 퇴진을 촉구했다. 김 전 위원장은 “86세대가 민주화 성과를 운위하는 것은 이미 휩쓸려갔다. 자신들의 공을 말할 때가 아니라 이제 다 물러날 때가 왔다”면서 “어떤 면에서는 ‘조국 사태’가 역설적으로 진보진영에 천재일우의 기회를 줬다. 괴멸적인 타격을 입으면서 변화를 가져올 기회”라고 강조했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