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21일 이런 내용의 ‘대심도 지하 활용 개선 방안’을 제94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 보고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심도 지하에 엄격한 안전·환경기준을 적용하고, 주민의 토지 이용에 제약이 없도록 재산권 보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했다. 국토부는 대심도 교통시설 안전관리 등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후속 조치를 추진한다.
GTX B노선 시작점으로 알려진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인천1호선 인천대입구역 일대/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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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의 이 같은 발표는 대심도 지하에 지어지는 교통시설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사업 진행에 따른 지역 주민의 반발을 달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GTX A노선 공사가 시작됐고 B·C노선도 공사를 앞두고 있는데, GTX 노선이 지나는 지역의 주민들은 GTX가 안전과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주민들은 "한강 인근이라 지반 침하 가능성이 크다"며 반대하고 있고, 서울 용산구 후암동 주민들도 "후암동 일대 주택은 지어진지 오래된 낡은 주택이어서 진동에 취약해 매우 불안하다"고 주장했다. 지상 도로가 포화 상태인데다 추가로 철도를 지을 부지도 부족한 상황에서 도로·철도를 지하에 짓는 사례는 앞으로도 증가할 수밖에 없어, 사회적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GTX 노선 지역 주민들은 대심도 교통시설이 지어질 때 설정되는 ‘구분지상권’이 해당 토지의 이용 가치를 떨어뜨린다고 주장한다. 지하에 대심도 교통시설이 있다는 것을 명시하는 구분지상권이 등기부에 설정되면 재개발이나 재건축 등 미래의 토지 이용에 제약이 생기고 결국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주장이다.
현행법에서는 교통시설이 지하를 지나갈 경우 정부가 지하 공간 사용료 개념으로 상부 토지 소유주에게 보상을 해준다. 정부가 보상했다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 구분지상권을 설정하고 이를 등기부에 적는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하 대심도 교통시설에 대한 정보는 별도의 방법으로 투명하게 공개해 주민들의 알 권리를 보장할 것"이라며 "지하 40m보다 깊은 곳에 짓는 시설은 지상 주민들의 재건축이나 재개발 등 일반적인 토지 이용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심도 지하 시설 상부의 주거지역에 적용하는 소음·진동기준은 문화재지역 수준인 현행 기준의 1.5배로 강화한다. 사업자는 시공 중 지하안전영향평가 이행상황을 매달 보고하고, 소음·진동치를 실시간 공개해야 한다. 이창훈 국토부 철도정책과 팀장은 "주거지역에 적용하는 진동 기준은 현재 0.3㎝/sec(카인)인데, 이를 문화재지역 수준인 0.2㎝/sec(카인)으로 엄격하게 적용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이민아 기자(wo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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