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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설레지 않으면 버리라"던 日 정리의 여왕, 쇼핑몰 열어 "나무젓가락·수건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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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곤도 마리에 페이스북.


"설레지 않으면 버리라"며 전 세계 정리 열풍을 불러 일으킨 일본의 곤도 마리에((近藤麻理惠·35)가 온라인 쇼핑몰을 열어 논란에 휩싸였다. 버림의 미학을 주장하던 그녀가 되려 물건 구매를 부추기는 것이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곤도는 지난 18일(현지 시각) 자신의 홈페이지에 온라인 쇼핑 코너를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주방 용품, 목욕 용품, 인테리어 소품을 비롯한 다양한 물건들이 판매 중이다. 홈페이지에는 "정리의 목표는 의미 있는 물건과 사람, 경험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것들만 있는 곳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판매되고 있는 물건들의 가격 또한 논란이 되고 있다. 나무젓가락이 10달러(약 1만2000원), 수건 한 장에 50달러(약 5만8000원), 실내화가 206달러(약 24만2000원)에 판매 중이다. ‘정리의 여왕’이라 불리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던 그녀가 결국 상업주의에 매몰돼 자신의 원칙을 버리고 거기에 팬들을 이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곤도는 2011년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이라는 책으로 일본을 비롯해 한국에서도 미니멀리즘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정리의 여왕으로 떠올랐다. 곤도는 올해 1월 넷플릭스에서 ‘곤도 마리에: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곤도의 정리 방법인 ‘곤마리’ 법으로 인생을 바꿨다는 후기가 잇달아 나왔고, 그녀의 책은 영어판으로 번역돼 800만부 이상 팔리기도 했다.

비판이 이어지자 곤도는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건들에 대한 독자들의 문의가 많아서 쇼핑몰을 열게 됐다"고 해명했다. 소비를 부추기려는 의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내 손으로 만져보고, 스스로 이걸 만지고 사용할 때 ‘설렘이 있는지 체크(joy check)’해 제품을 골랐다"고도 했다.

그러나 SNS에서는 "필요 없는 물건을 버리라더니 결국 자신의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라는 말인가?", "그동안 곤도의 팬이었는데 실망이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트위터 사용자는 "버리는 것을 강조했던 그녀가 나무 지압기 같은 쓸모 없어 보이는 물건을 파는 것은 모순이다"라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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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도 마리에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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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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