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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이슈 한미연합과 주한미군

한미, 방위비협상 파행에 장외 신경전까지…"굉장히 거친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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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주한미군 분담금을 결정하는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 초반부터 격한 파열음을 내고 있다.

협상 초기 통상적으로 벌어지는 기싸움을 고려하더라도, 장외 신경전 등 이례적인 풍경이 연출되면서 앞으로 험로가 펼쳐질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정은보 방위비분담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선임보좌관이 각각 이끄는 양국 대표단은 18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SMA 제3차 회의를 열었으나 제대로 회의를 마무리 짓지 못했다.

특히 19일에는 양측이 마주 앉은 지 약 80분 만에 회의가 끝났다. 양측은 각자 입장을 다시 교환했으나 미측 대표단이 먼저 일방적으로 회의 종료를 선언한 뒤 협상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회의 마지막에 진행되는 다음 일정의 논의 과정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러한 파행을 두고 "무례한 행동"이라는 불쾌감 섞인 반응까지 나왔다.

양국 대표단은 오후에는 협상 파행에 대한 본격적인 여론전에 나섰다.

드하트 대표가 먼저 주한 미 대사관에서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통해 "한국팀 제안이 우리 요청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2시간 뒤 정 대표도 외교부 청사 기자회견을 자청, "원칙적 측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현격한 입장차를 인정했다.

회의 파행을 두고서도 양측은 "회담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했던 것은 미측이 먼저 이석을 했기 때문이다"(정은보), "한국 측에 재고할 시간을 주기 위해 회담 참여시간을 단축했다"(드하트)고 말하며 서로 책임을 미루는 듯한 모양새를 보였다.

1991년부터 28년간 계속된 SMA 협상 과정에서 한쪽이 협상장을 떠나 회의가 파행되고, 양쪽 수석대표가 각자 일방적인 성명 발표와 기자회견에 나서는 일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통상 SMA 협상 타결 과정에서 회의가 약 10차례 열리고 3, 4차까지는 탐색전과 기싸움이 벌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이 지난 7일 주한미대사 관저에서 해리 해리스 대사로부터 노골적인 방위비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해 논란을 낳았다.

이 위원장은 tbs 라디오에서 "해리스 대사가 관저로 불러 방위비 분담금 50억 달러를 내라는 요구만 20번 정도 반복했다"면서 "대사는 한국이 그동안 내야 할 돈의 5분의 1밖에 내지 않은 일이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런 파열음의 배경에는 방위비를 지난 대선공약으로 내건 도널드 대통령이 엄청난 압박을 가한 탓이라는 관측이 많다. 미측 인사들이 우리보다 상대적으로 수위나 양에서 압도적인 메시지를 발신하고 회의에서 강경한 자세를 보인 것도 그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여주기 차원일 수 있다"면서 "굉장히 거친 협상이 시작된 것으로 본다"고 평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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