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새로운 일을 하기 어려운 환경". 올들어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로부터 들은 말이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새로운 정책을 펴는 게 힘들다는 취지의 언급이었다. 그만큼 현재 청와대는 경직돼 있다.
"그동안의 레거시(legacy·유산)에 대한 집착". 역시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들이 했던 말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등 올들어 나온 실책·실수·오판 등의 배경이 '기존 방식 고수'에 있는 게 아니냐는 반성이었다. 그만큼 현재 청와대는 폐쇄적이다.
"비서로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하다". 마찬가지로 청와대 내에서 연초부터 나오는 말이다. 특정 인사를 지칭하기보다, 총선을 앞두고 전체 분위기가 그렇게 형성됐다는 것이다. 그만큼 청와대 내에 대통령 보다 자기 자신을 생각하는 인사들이 적잖다는 지적이었다.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청와대의 확장성에 문제가 생겼다는 인식이다. 그동안 레거시에 빠져 새로운 일을 하기 힘든 폐쇄적인 분위기 속에서, 자기 정치 욕심이 강한 이들도 적잖은 상황. 핵심 지지층 외에 다른 목소리를 듣는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확장성이라는 측면에서 기대가 생기지 않는 상황인 셈이다.
여전히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도는 40%로 안정된 수준이지만 확장성을 상실할 경우 레임덕을 피하기 어렵다. '조국 사태'에서 미뤄보듯 핵심 지지층만을 바라보는 통치에 국민은 언제든 경고, 철퇴를 날릴 준비가 돼 있다.
근본주의는 언제나 몰락의 출발점이다. '진실한 사람'을 앞세운 총선에서 패배한 박근혜 정부가 어떻게 몰락하기 시작했는지 우리 모두 기억한다. 청와대의 확장성이 약해진 상황이 지속되고 악화될 경우 당장 내년 총선이 레임덕의 시작이 될 가능성도 배제못한다.
"51%를 위한 정치". 정권 출범 초에 청와대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중 하나다. 동시에 최근 듣기가 어려운 말 중 하나다. 청와대가 추진하고 있는 연말 조직진단에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명제가 돼야 하지 않을까.
[the300]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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