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류석춘 ‘위안부 매춘 발언’ 본격 수사… 다음달 피고발인 소환조사

일본군 ‘위안부’를 “매춘의 일종”이라고 발언했다 고소·고발당한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사건을 두고 경찰이 본격 수사에 나섰다.

서울 연세대 류석춘 사회학과 교수의 연구실 앞에 학생들이 붙인 수업 거부 등 항의 메시지. 연세대는 지난 9월 일본군 위안부 모욕 논란이 제기된 뒤 류 교수의 발전사회학 과목에 대해 강의 중단 조치를 취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강윤중 기자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최근 류 교수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고발한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불러 기초 사실관계를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은 이르면 다음달 류 교수를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류 교수는 지난 19일 연세대 신촌캠퍼스 사회학과 전공과목 ‘발전사회학’ 강의에서 “일본군 위안부의 직접적인 가해자는 일본이 아니다”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 개입해 할머니들을 교육한 것”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는 등의 발언을 했다 논란이 됐다. “위안부가 매춘의 일종”이라는 발언에 항의한 한 여학생에게는 “궁금하면 한번 해볼래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정의기억연대(정대협의 후신)는 류 교수 발언으로 정대협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지난달 1일 류 교수를 고소했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도 류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발장을 접수했다. 류 교수가 강의를 수강한 여학생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한 것을 두고 모욕 혐의로 처벌해달라고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류 교수 수사는 명예훼손 혐의 두 건과 모욕 혐의 한 건 등 크게 세 갈래로 진행 중”이라며 “현재는 명예훼손 관련 판례를 검토하며 고발인 진술을 정리하는 단계”라고 했다. 경찰이 검토하는 판례 중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두고 “끼가 있어서 따라다닌 것”이라는 명예훼손 발언을 했다가 대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순천대 교수 사례 등이 포함돼 있다.

다만 모욕 혐의에 대해서는 현재 경찰 수사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 성희롱 발언에는 모욕 혐의를 적용할 수 있지만, 모욕죄는 친고죄에 해당해 발언을 들은 학생이 직접 류 교수를 고소하지 않으면 수사가 불가능하다. 경찰은 연세대 측에 해당 학생이 고소 의사가 있는지를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 교수는 시민단체의 고소·고발이 이어진 뒤 언론에 입장문을 내고 “수강생들이 현실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 ‘궁금하면 (학생이 조사를) 한번 해볼래요?’라고 역으로 물어보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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