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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파주 민통선서 또 ‘ASF 멧돼지’… 차단망 뚫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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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 전 검출지서 불과 1㎞ 거리 / “1.5m 높이 울타리 넘었나” 의구심 / 14마리째… 정부 “차단시설 확충”

세계일보

경기 파주시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안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감염 폐사체가 또 발견됐다. 파주 민통선에서 ASF 바이러스가 확인된 건 지난 16일 이후 일주일 만이다. 이번 폐사체는 첫 검출지에서 불과 1㎞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으나 차단 울타리 밖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울타리 효과에 대한 의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국립환경과학원은 경기 파주시 장단면 석곶리 민통선 내에서 발견된 멧돼지 2마리의 폐사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금까지 확인된 ASF 감염 멧돼지는 14마리로 늘었다.

파주에서는 지난 16일 처음 바이러스가 검출된 뒤 두번째다. 이번에 검출된 곳은 첫 번째 검출지인 장단면 거곡리와 1㎞가량 떨어져 있다. 환경부는 ASF 확진개체가 나온 곳 반경 1.3㎞ 주위에 울타리를 친다. 절벽이나 하천 등 울타리를 설치하기 어려운 지형지물이 있을 경우 설치 범위는 1.3㎞보다 더 좁거나 넓어질 수 있다. 이번 멧돼지는 첫 검출지에서 1㎞ 거리에 있었지만 울타리 밖에 있었다.

애초에 첫번째 폐사체와 다른 무리였을 수도 있지만, 울타리가 멧돼지 이동을 제대로 차단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울타리가 너무 낮거나 행동 반경보다 좁게 설치됐을 경우에 그렇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의 ‘멧돼지 ASF와 사냥 차단방역에 관한 편람’은 멧돼지 이동을 차단하려면 울타리의 높이가 최소 1.5∼1.8m는 돼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정부가 설치 중인 울타리는 평균 1.5m로 최소한의 높이다. 설치 구역 역시 멧돼지의 일반적인 행동특성을 반영해 반경 1.3㎞에 1차로 차단망을 세운다. 하지만 주변 먹이 환경이나 성별에 따라 행동범위는 훨씬 더 넓어질 수 있다.

서정향 건국대 교수(수의학)는 “수컷이라면 요즘 같은 번식철에는 훨씬 먼거리를 이동하기 때문에 반경 1.3㎞ 범위의 울타리는 충분하지 않다”며 “멧돼지는 무리생활을 하기 때문에 폐사체가 1마리 발견됐어도 실제로는 5마리 이상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민통선 바깥지역까지 폐사체를 샅샅이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1차 차단시설에 이어 반경 3㎞ 주위에도 2차 차단시설을 설치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연천 두 곳이 전부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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