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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단독] '美대사관 침입' 대진연 회원들…태영호 협박·세종대왕상 점거 시위 등 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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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사관저 침입’ 대진연 회원들, 전력 보니…
백두수호대·김정은 환영 꽃물결 실천단 등서 활동
2018년 국회의원 재보선서 서울에 출마하기도
이달 초 세종대왕상 기습 점거 시위자도 포함

주한미대사관저 벽을 넘어 무단 침입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친북(親北) 성향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들이 과거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 협박 사건과 세종대왕상 기습 점거 시위 등에 연루된 전력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일보

주한미국대사관저에 무단 침입한 혐의 등으로 체포돼 구속영장이 청구된 대진연 회원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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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구속영장이 청구된 대진연 회원 A씨는 2018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의 한 지역구에 최연소 후보자로 출마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지난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환영한다는 취지로 대진연 산하에 조직된 ‘김정은 국무위원장 서울 방문을 환영하는 백두칭송위원회 꽃물결 실천단’에서 활동했다. 경찰은 A씨가 지난 18일 서울 중구 정동 미대사관저 난입 사건 당시 주동자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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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백두수호대 회원들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자유한국당사 앞에서 “태영호를 찾는다”는 공개방송을 하고 있다. /고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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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는 태영호 전 공사에게 "민족 배신자의 최후가 어떤지 알고 있을 것" "자주통일을 방해말라" 등의 협박전화를 건 단체에서 활동한 인물이다.

B씨는 작년 11월 "분단적폐세력을 쓸어내겠다"며 결성된 ‘서울남북정상회담 방해세력 제압 실천단, 백두수호대(백두수호대)’에서 주로 활동했다. 백두수호대는 작년 12월과 올해 5월에는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방한 당시 ‘서울 남북 정상회담 방해 세력’ 중 한 명으로 그를 지목하고 시위를 벌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북 제재 문제를 다루는 실무협의체 ‘한미워킹그룹’, 자유한국당 등을 비난하는 전단지를 서울 곳곳에서 배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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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들이 지난 4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에 올라 ‘지소미아(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 방해 미국 규탄’ 기습 시위 중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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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씨는 지난 4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에 올라가 기습시위를 벌였다. 당시 C씨를 비롯한 6명은 세종대왕상 기단(基壇) 위에서 ‘독도훈련 간섭하고 일본 편 드는 미국! 군사주권 침해말고 이 땅을 떠나라!’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친 뒤, "지소미아(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 내정간섭 중단하라" "일본과 한통속 미국은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당시 세종대왕상 점거시위를 했던 이들은 서울 종로경찰서로 연행된 뒤 조사를 받고 풀려나 현재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혐의만으로는 구속영장 신청 사유가 안 됐다"며 "미대사관저 침입 사건과 별개로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D씨는 지난달 25일 미국 백악관 앞에서 ‘주한미군 철수’ 손피켓을 들고 페이스북 실시간 생중계를 벌였다. 대진연 이름으로 ‘한국 대학생과 평화에 대해 이야기하자’는 내용의 트윗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 면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당시 대진연은 성명을 내고 "미국은 UN을 앞세워 대북 제재를 추가하며 북한을 상대로 한·미 군사훈련 지속, 주한미군 주둔비 대폭 상승을 뻔뻔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미국과 국제사회를 향해 한반도 평화 실현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려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철수 △UN 대북제재 해제 △UN사령부 해체 △6·12 북미합의 이행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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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후 3시쯤 친북 단체인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들이 서울 중구 정동 주한 미국대사관저 담장에 사다리를 대고 관저 안으로 넘어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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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대진연 회원들은 지난 18일 오후 3시쯤 사다리 2개를 이용, 3m 높이 담벼락을 넘어 서울 중구 정동 미대사관저에 들어갔다. 경찰은 19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했고, 이중 재범 등을 고려해 9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이중 7명에 대해서만 영장을 청구했다.

21일 오후 3시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회원 7명은 "혐의를 인정하느냐" "폭력 진압 주장과 관련해 한마디 해달라"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대진연은 이들의 사진을 이날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법원에 출석한 7명의 애국청년들"이라며 "저 당당함과 미소 속에 진심이 있고 진실이 있다. 영장 청구는 꼭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늦은 오후 결정될 전망이다.

[권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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