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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2 (토)

"고통은 영원히 못잊어"…유니클로 광고 패러디 영상까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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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조롱 광고’ 논란에 휩싸였던 유니클로가 이 광고 송출을 중단한 가운데 패러디 영상이 업로드된 지 사흘 만에 조회수 9만여건을 기록하는 등 화제가 되고 있다. 패러디 영상에는 일제강점기 근로정신대 실제 피해자인 양금덕(90) 할머니가 출연해 유니클로와 일본 정부를 비판했다.

조선일보

유니클로 광고 패러디 영상. /역사 콘텐츠 제작팀 ‘광희’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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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전남대 사학과 4학년 윤동현(24)씨가 올린 20초짜리 유튜브 영상에 따르면, 양 할머니는 일본어로 ‘잊혀지지 않아’(忘れられない)라고 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옆에 서 있는 윤씨가 "제 나이 때는 얼마나 힘드셨어요"라고 묻자 양 할머니는 "그 끔찍한 고통은 영원히 잊을 수 없어"라고 답한다. 양 할머니는 또 "난 상기시켜주는 걸 좋아한다"며 "누구처럼 쉽게 잊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는 앞서 10대 여성이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으셨나요"라고 묻자 90대 할머니가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고 답한 유니클로 광고를 패러디한 것이다. 영상 속 할머니는 "그렇게 오래 전 일은 기억 못 한다(I can't remember that far back)"고 했지만 유니클로 측에서 자막에 ‘80년도 더 된 일’이란 식으로 특정해 자막 처리하면서 위안부 조롱을 의도한 것이란 비판이 커졌다. 80년 전인 1939년은 일제강점기 당시 여성들이 위안부로 강제 동원되거나 강제징용 피해를 당했던 시기다.

패러디 영상은 한국어·영어·일어 자막으로 제작됐다. 영상에 출연한 양 할머니는 일제강점기 때인 1944년 5월 전남 나주 초등학교에 다니다 일본 시모노세키에 있는 미쓰비시중공업 항공기제작소로 끌려가며 조선여자근로정신대로 동원됐다. 그는 ‘노예노동’과 폭행에 시달렸지만 임금 한푼 받지 못 했고, 해방 후인 1945년 10월 고국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패러디 영상을 제작한 윤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역지사지를 통해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기를 바란다"고 영상 제작 의도를 밝혔다. 그는 욱일기와 나치기가 같은 것이라는 내용의 퍼포먼스를 펼치는 등 역사 콘텐츠 제작팀 ‘광희(광주의 희망)’ 활동을 통해 역사 알리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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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조롱’ 논란을 불러일으킨 문제의 유니클로 광고 영상. 해당 영상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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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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