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2 (토)

'경찰총장' 윤 총경 아내, 해경만 가던 해외공관에 경찰 최초 파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찰 수사를 무마해주고 사익을 챙긴 혐의(알선수재와 자본시장법 위반)로 구속 수감 중인 윤모(49) 총경의 아내가 경찰 출신으로는 최초로 줄곧 해양경찰(해경) 출신이 맡아온 해외 주재관 자리에 파견 나간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윤 총경은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 사건 당시 가수 승리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렸다. 야당에선 윤 총경이 문재인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한 이력을 들어 ‘특혜 파견' 의혹을 제기했다.

조선일보

조국 전 법무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행정관이었던 윤모 총경과 함께 찍은 사진.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외교부와 경찰청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윤 총경의 아내인 김모 경정은 2017년 9월 1일 주말레이시아 대사관에 2등서기관 겸 영사로 부임했다. 3년 임기로 2020년 8월 31일까지 근무할 예정이다.

2007년 신설된 주말레이시아 대사관의 경찰 주재관 자리는 김 경정 파견 이전에는 해경 출신만 파견됐다. 말레이시아는 세계적인 해상 요충지일 뿐만 아니라 국제해사국 해적신고센터를 보유하고 있고, 인접국 싱가포르엔 아시아 16개국이 공동 운영하는 해적정보공유센터가 있어 국적선 해적피해 발생 시 효과적인 국제협력을 위해 해경 해외주재관이 적합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해경 관계자는 "김 경정 파견 이전까지는 총 3명의 해경 출신이 말레이시아 대사관 경찰 주재관으로 근무했다"며 "선발은 외교부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김 경정 파견) 경위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야당에서는 김 경정 파견에 대해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주광덕 의원은 "김 경정이 말레이시아에 부임한 두 달 뒤 문재인 대통령이 아세안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신(新)남방정책'을 발표했다"며 "청와대에 근무하던 윤 총경이 관련 정보를 사전 입수해 아내 파견 과정에 활용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했다. 신남방정책은 동남아시아 주요국과 한국의 관계를 한반도 주변 4강(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으로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됐다.

동남아 국가로 이주한 문 대통령 딸의 가족을 김 경정이 현지에서 지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주 의원은 "말레이시아 인접 국가로 이주한 문 대통령 딸 가족을 김 경정이 관리해왔다면 해외 주재관 본연의 임무를 벗어난 것"이라며 "파견 과정에서 윤 총경이나 청와대 입김이 작용했는지, 현지에서 실제 어떤 업무를 담당했는지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윤 총경은 문재인 정부 출범 한 달 뒤인 2017년 6월 초·중순 청와대에 파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부터 며칠 뒤 외교부 장관 명의로 주말레이시아 대사관을 포함한 해외 주재관 모집 공고가 게시됐다.

외교부는 김 경정 파견과 관련해 "‘재외공관 주재관 임용령’에 따라 공고·서류심사·면접심사를 거쳐 총점이 가장 높은 자를 주재관 임용후보자로 선발했다"며 "추천이나 상부·외부의 요청에 의한 채용은 아니었다"고 했다.

[최효정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