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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기자애들 쥐어 패버려" 권용원의 갑질, 결국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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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운전기사 아이 생일에도 "새벽까지 대기해" 지시, 홍보직원에는 "기자애들 쥐어 패버려" ]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권용원 금투협 회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투자업계 현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6.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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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에게 폭언과 갑질을 한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던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저의 부덕함으로 마음의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머리숙여 깊이 사과드린다. 그 어떤 구차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21일 사과문을 통해 "이번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깊이 뉘우치고 있다"며 "제 거취 문제에 대해서도 관계되는 각계 각층에 계신 많은 분들의 의견과 뜻을 구해 그에 따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아무쪼록 조직이 빨리 안정을 되찾아 중요하고 시급한 현안들이 중단 없이 추진되기를 희망한다"며 "기자 여러분, 여성분들, 협회 직원 및 업계 임직원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권 회장이 사과문 말미에 언급한 기자·여성·협회 직원은 모두 지난 18일 공개된 녹취록에서 권 회장이 언급한 대상들이다.

당시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권 회장이 "오늘 새벽 3시까지 술 먹으니까 각오하고 오라"고 말하자 운전기사는 "오늘 아이 생일이다"며 말끝을 흐렸다. 그러자 권 회장은 "미리 얘기를 해야지 바보같이, 그러니까 당신이 인정을 못 받잖아"라고 말했다.

회사 홍보담당 직원에게는 "잘못되면, 죽여 패버려. 니가 기자 애들 쥐어 패버려"라며 기자를 위협하라는 조언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 임직원과 함께한 술자리에서는 "너 뭐 잘못했니 얘한테? 너 얘한테 여자를 XXX 임마?" 등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금투협 노조 관계자는 "해당 운전기사는 권 회장으로부터 숱한 갑질과 폭언을 듣고 사측에 수차례 문제 제기를 했지만 해결이 되지 않았다"며 "지난 7~8월쯤 운전기사가 노조를 찾아와 보직전환이 될 수 있도록 해결해줬다"고 설명했다.

임직원에 대한 욕설에 대해서는 "취임 초부터 그런 일들이 많았다. 맘에 들지 않으면 잘라버리겠다고 하는 등 (권 회장이) 폭언이 심한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녹취록 공개가 노사 및 노조 내부 갈등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노조 집행부 분열로 갈등을 빚던 중 해당 녹취록이 폭로됐다는 설명이다.

금투협 고위관계자는 "현재 저희는 노조 내부문제로 파악하고 있다"며 "17일 노조총회에서 임단협 협상 시 위원장과 부위원장 모두를 제외한 비대위 성격의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조준영 기자 ch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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