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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5세대 이동통신

5세대 이통 상용화 6개월…절반의 성공? 가입자 350만인데 5G 오지게 안 터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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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가 가입자 350만명을 넘어섰다. 올해 4월 3일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한 지 6개월 만이다. 연말이 되면 가입자 수는 600만명 돌파가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급속도로 가입자 수가 늘고 있는 것과 달리 5G 서비스 품질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란 분석이 나온다. 커버리지나 속도 등 품질이 다른 국가와 비교해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제기된다.

매경이코노미

5G 가입자가 급속도로 늘었지만 품질은 여전히 ‘기대 이하’란 평가를 받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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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속도로 증가 5G 가입자

▷신제품 출시 잇따르며 훈풍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국내 5G 가입자 수는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350만명을 돌파했다.

5G 가입자 수는 지난 6월 초 100만명을 넘어선 이후 가파르게 상승했다. 8월 200만명을 돌파하더니 9월 초 300만명을 넘어섰다. 가입자 100만명이 늘어나는 데 걸린 시간도 69일, 57일, 34일로 짧아졌다. 지금과 같은 속도로 가입자가 늘어나면 11월 말에는 500만명 돌파가 가능하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8월 이후 5G 순증 가입자 수가 매월 80만명에 육박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말 5G 가입자 수는 6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5G 가입자 수가 급증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먼저 5G 전용 스마트폰 신제품이 잇따라 등장한 영향이 크다. 특히 8월에 나온 갤럭시노트10이 5G 가입자 수를 크게 늘렸다.

갤럭시노트10은 25일 만에 판매 100만대를 돌파했다. 역대 갤럭시 스마트폰 중 가장 빠른 속도다. 기존 최단 기록은 갤럭시S8(37일)이었다. 갤럭시 시리즈 최고 명작으로 평가받는 갤럭시S2(40일)나 갤럭시S10(47일), 갤럭시노트8(49일), 갤럭시노트9(53일)과 비교해도 차이가 난다. 갤럭시노트10 외에도 LG V50 씽큐 등 프리미엄폰이 모두 5G 전용 모델로 나오면서 5G 가입자 수가 늘었다.

5G 도입 초기만 해도 LG유플러스 돌풍이 두드러졌다. LG유플러스는 한때 5G 시장에서 30% 점유율을 넘어서기도 했다. 요즘 LG유플러스 기세는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사업자별로 5G 가입자 수를 살펴보면 SK텔레콤이 154만명(44%)으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KT 108만명(31%), LG유플러스가 88만명(25%)으로 추산된다. LG유플러스 점유율이 급속도로 하락한 것은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갤럭시노트10 전용 색상 제품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5G 요금제는 비싼 편이지만 통신사 간 치열한 가입자 유치 경쟁으로 5G 전용 폰에 높은 공시지원금이 실린 것도 5G 가입자가 증가한 이유다.

5G 상용화 초기 갤럭시S10 5G에 대한 공시지원금은 최대 70만원까지 치솟았다. V50 씽큐는 시장에 풀리자마자 소위 ‘공짜폰’ 대열에 합류하며 이른바 ‘빵집(기계값 0원) 대란’을 일으켰다. 갤럭시노트10은 오히려 갤럭시노트9보다 싸게 팔리는 등 통신사의 정책적 영향도 한몫했다.

5G 열풍은 한국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현상은 아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따르면 한국 외에도 미국, 영국, 스페인 등 17개국이 일반인 대상 5G 상용화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버라이즌, AT&T 등 5대 이통사가 서비스를 시작했다. 영국 또한 3대 통신사를 중심으로 5G 상용화 단계에 들어갔다.

일본이나 중국 역시 5G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일본은 정부 주도로 5G 로드맵에 따라 시범 서비스 후 2020년부터 상용화할 예정이다. 화웨이 제재 등 미국의 고강도 압박에 직면한 중국은 애초 계획보다 앞당겨 10월부터 40개 도시에서 5G 상용화에 들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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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반쪽짜리 5G?

▷기지국 증가했지만 체감은 글쎄

겉으로 보면 한국의 5G는 다른 국가와 비교해 순항하는 것처럼 보인다. 가입자 수만 보더라도 다른 국가 대비 10배가 넘는다. 많은 국가가 한국의 5G 상용화를 눈으로 보며 배우고 갈 정도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반쪽짜리 성공’이란 평가다.

5G 품질 논란은 5G 상용화 이후 끊임없이 따라다닌 이슈였다. 오죽하면 ‘5G는 오지게 안 터져서 5G’라는 놀림을 받을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9월 초 기준 지금까지 구축된 5G 기지국은 모두 약 8만개다. SK텔레콤 2만1666개, KT 2만7537개, LG유플러스 3만282개로 LG유플러스가 가장 많다. 다만 지역적으로 살펴보면 수도권에 편중된 모습이다. 수도권에 설치된 기지국이 전체의 55.8%다. 지방에서는 5G 서비스를 사용하기 어렵다.

건물 안(인빌딩)이나 지하철 내 서비스 역시 5G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 현재 5G는 네트워크 구축 과정상 실외를 위주로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통 3사는 6월부터 인구가 밀집되는 건물을 위주로 인빌딩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지만 속도가 더디다. 당초 올해 안에 끝내기로 했던 지하철 내 5G 구축도 내년 초로 연기됐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5G 기지국을 최대한 짓고 5G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한국은 가입자 수가 수백만 명이 넘었는데도 터지지 않는 곳이 여럿 있다. 일부 소비자는 고가 5G 스마트폰을 구입하고도 ‘LTE 우선모드’로 쓰기도 한다.

속도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5G는 이론상 기존 LTE 대비 20배 빠른 20Gbps다. 그러나 현재 쓸 수 있는 5G 속도는 평균 400~600Mbps, 최대 1.5Gbps 수준이다.

올해 7월 미국 IT 매체 씨넷은 글로벌 11개 도시의 5G 속도를 측정했다. 서울은 618Mbps로 3위를 기록했다. 미국 LA와 시카고가 각각 1.8Gbps, 1.3Gbps로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가입자 수는 서울이 압도적 1위지만 속도는 영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5G 속도가 예상보다 느린 이유가 있다. 아직 국내에서는 28㎓ 대역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5G 스마트폰은 모두 3.5㎓ 대역 주파수만 지원한다. 3.5㎓와 함께 또 다른 5G 주파수로 활용되는 28㎓는 전파 속도가 훨씬 빠르다. 대도시나 밀집 상권 등 단말기 수십만 대가 한꺼번에 몰리는 곳에는 강한 전파를 쓸 수 있는 28㎓ 망이 필요하다.

문제는 가입자 수가 500만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28㎓ 망이 하나도 구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5G의 이론적인 속도(20Gbps) 대비 약 3% 수준에 그치는 것도 3.5㎓ 주파수에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통 3사가 3.5㎓ 대역을 먼저 구축한 이유가 있다. 전국에 5G 서비스를 가장 이른 시일 내에 하려다 보니 단기간 많은 돈이 필요했다. 이 과정에서 이통 3사는 28㎓보다 속도는 느리지만 커버리지가 넓은 3.5㎓ 대역 기지국을 먼저 설치하는 데 주력했다. 28㎓ 대역은 내년이나 돼야 설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올해 선보인 5G 단말기는 3.5㎓ 대역만을 지원한다. 향후 이통사가 28㎓ 대역을 설치해도 올해 나온 단말기는 이 망을 사용할 수 없다. 즉, 갤럭시노트10으로는 28㎓ 대역을 이용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통신사와 정부를 두고 ‘5G 최초 상용’에 눈멀어 소비자 이익을 뒷전으로 생각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용구 통신소비자협동조합 상임이사는 “한국 5G 망 정책은 선후관계가 잘못됐다”며 “먼저 망을 깔고 소비자를 모집해야 되는데 소비자부터 모은 후 망을 깔고 있다”고 말한다.

미국에서 버라이즌을 통해 판매된 갤럭시S10 5G는 28㎓ 대역을 지원한다. 삼성전자가 일본에 납품한 5G 통신장비 역시 3.5㎓와 28㎓를 함께 지원하는 장비다. NTT도코모나 KDDI 등 일본 통신사업자들은 내년부터 두 주파수를 묶어 서비스할 계획이다.

[강승태 기자 kangst@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29호 (2019.10.16~2019.10.2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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