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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중국 진출” 가짜 호재로 주가 조작 바른전자 회장 1심 징역 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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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정보를 흘려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코스닥 상장사 바른전자 회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2부(오상용 부장판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65) 바른전자 회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공범인 이모(66) 부사장에게는 징역 2년과 벌금 1억원이 선고됐다.

김 회장은 2015년 8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허위·과장성 정보를 흘려 기사화하거나 공시하는 수법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바른전자는 당시 중국에서 공장이 곧 완공돼 생산을 시작한다거나 중국 국영 반도체기업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한다는 등의 허위 정보를 담은 보도자료와 인터뷰 기사 등을 배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업체는 당시 자금난으로 은행 대출이 거절되고 투자사의 인사 이동 등으로 중국 기업 투자도 무산된 상황이어서 중국 공장 가동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러나 허위정보에 속아 넘어간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주가는 넉 달 만에 1250원에서 5170원으로 뛰었다. 당시 중국 자본을 유치하거나 중국 시장 진출에 성공한 기업의 주가가 급등하던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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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주가 변동을 토대로 김 회장이 취득한 부당이익이 189억원에 이른다고 검찰은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중국 자본을 유치하지 못하면 중국 공장 완공이 어렵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으면서도 중국 진출이 별문제 없이 진행되는 것처럼 7∼8개월 동안 여러 차례 인터뷰를 하거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범행 기간의 주가 상승액,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 등 여러 사정에 비춰 보면 범행으로 취득한 이득이 적지 않다"며 "피고인은 사기적 부정거래행위 전반을 계획하고 주도해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당시 주가 상승이 오롯이 범죄행위에 따른 것만으로는 볼 수 없다며 김 회장의 부당 이득을 추산할 수 없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부정거래행위로 인한 주가상승분 외에 주식시장의 정상적인 거래로 인한 주가 상승분도 있다"며 "부정거래로 인한 주가상승과 정상 거래로 인한 주가상승이 분리되지 않았으며, 이는 자본시장법상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을 산정하기 곤란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 측은 "당시 인터뷰 내용 등이 모두 거짓은 아니었고, 중국 공장도 실제 추진하고 있었다"고 항변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회장은 보석을 신청하기도 했으나 기각됐다.

[허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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