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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文정부 역점' 경항모 때문에… 차세대 전투기 2차사업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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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모 탑재' F-35B 검토 움직임에 이미 계획된 F-35A 도입에 차질

국방부 "FX 2차·경항모는 별개"

조선일보

F-35B 스텔스 전투기. 수직 이착륙 기능이 있어 주로 항공모함 탑재용으로 사용된다. /조선일보DB


군(軍)이 경(輕)항공모함 사업을 추진하면서 차세대 전투기(FX) 2차 사업에 지장을 초래한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당초 차세대 전투기로는 F-35A 선정이 유력했는데, 갑자기 경항모 사업을 추진하면서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F-35B 도입을 검토하는 바람에 사업 자체가 지연됐다는 것이다. 경항모는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자주국방의 사례로 언급한 정권 차원의 역점 사업이다. 군 안팎에서는 이런 정권의 기조에 맞춰 무리하게 경항모 사업을 추진하면서, FX 2차 사업까지 영향을 미치게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이 군으로부터 제출받은 'FX 2차 사업 소요 재검증' 관련 공문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 5월 한국국방연구원(KIDA)에 FX 2차 사업 재검증 계획을 통보하며 '함 탑재용 전투기 운용 필요성'을 검증해달라고 요청했다. 군은 이미 지난 2017년 FX 2차 사업으로 F-35A 20대를 도입하기로 사실상 결정했는데, 2년이 지난 뒤 F-35B도 검토하는 듯한 취지의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F-35B는 F-35A와 같은 스텔스 전투기이지만, 수직 이착륙 기능이 있기 때문에 항모 탑재용으로 주로 사용된다. 수직 이착륙 엔진을 장착하기 때문에 가격이 더 비싸고 무장 탑재 능력은 F-35A에 뒤처진다. F-35B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며 재검증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이 때문에 FX 2차 사업은 내년 예산에 포함되지 못하면서 사업이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고 백 의원 측 관계자는 밝혔다.

군 안팎에서는 내년 예산안에 FX 2차 사업 관련 내용이 포함된다는 얘기가 많았다. 1차 사업으로 2021년까지 F-35A 40대 도입이 예정된 만큼, 올해에는 예산 계획이 잡혀야 후속인 2차 사업 진행이 매끄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군은 국방중기계획(2020~2024)을 통해 FX 2차 사업 대신 '깜짝' 경항모 사업을 강조했다. 백승주 의원은 "정권 입맛에 맞게 대형 사업을 움직이다 보니 방위력 개선 사업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약화되는 것"이라고 했다. 국방부는 "FX 2차 사업과 경항모 사업은 별개"라며 "FX 2차 사업은 절차에 따라 진행 중"이라고 했다.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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