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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對中수출 11개월째 마이너스…한국, 중간재 경쟁력 더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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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성장률 27년만에 최저 ◆

중국발 성장률 쇼크에 가뜩이나 수출 한파에 시달리는 한국도 직격탄을 맞게 됐다. 지난해 말부터 수출 마이너스 행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경기 침체가 가속화하면서 한국 수출 실적도 악화 일로를 걸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은 1621억달러로, 전체 수출에서 26.8%를 차지한다. 중국이 휘청이면 고스란히 한국 수출 감소로 이어지는 구조다. 대중국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11개월째 마이너스다. 올해 들어 4월(-4.6%)을 제외하면 매달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마이너스를 기록할 정도여서 '수출 텃밭'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다. 중국 경제가 고성장을 멈추고 투자도 급감하면서 수요가 위축된 데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충격까지 겹치면서 한국 수출에도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중 수출 중 절반이 반도체, 석유화학, 석유제품이란 점에서 주력 품목과 주력 시장의 동반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문병기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성장 정책이 서비스와 내수 위주로 바뀌고 있는 데다 산업 구조조정이 이어지면서 투자도 부진하다"며 "사실상 중국 경기와 동조화 현상을 보일 만큼 의존도가 높은 한국 수출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간재 비중이 높은 대중 수출 구조는 잇단 충격에 취약성을 노출하고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대중국 수출 가운데 79.0%(1282억달러)가 중간재다.

중국에 위치한 중국 기업이나 한국 기업이 한국산 반도체를 비롯해 석유화학, 철강 등을 들여와 가공한 뒤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에 수출하는 방식이다. 미·중 무역분쟁 여파가 미국과 중국을 제외하면 한국에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이 이른바 '스몰딜'에 합의했지만 무역분쟁이 완전히 해소되기까진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게다가 중국의 상품 수입 구조가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변하면서 그동안 경쟁력을 유지하던 한국산 중간재의 위상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고부가가치 중간재 수입 시장의 국가별 점유율은 한국이 21.1%로 일본(6.8%), 미국(4.2%) 등에 앞섰다. 하지만 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하면 한국 점유율은 9.7%로 급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 수석연구원은 "한국산 수출품은 범용 중간재 중심이어서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며 "중국산 제품의 추격도 거세서 중국 시장에서 더 이상 경쟁력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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