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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세종 인사이드] 1일 1페북…존재감 키우는 홍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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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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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거물 정치인 출신 장관들 틈바구니에서 '패싱' 논란이 잦았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며칠 사이 국내외를 동분서주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바쁜 출장 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매일 경제 방향과 자신의 생각에 대한 글을 올리며 정부의 혁신성장 중장기 전략 수립을 앞두고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이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홍 부총리는 18일(한국시간) 새벽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한국 자동차 관세 부과 제외와 환율보고서, 일본 수출규제 등 경제 현안을 논의했다. G20 재무장관회의와 한국경제 설명회(IR) 등에 참석차 지난 15일 출국한 뒤 이틀째 일정이다. 홍 부총리는 이례적으로 이날 므누신 장관과 회의를 끝내자마자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양국 경협 관계의 새로운 발전 및 강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했다'고 적었다.

홍 부총리는 출국을 전후해 페이스북에 매일 1개씩 글을 올리고 있다. 전날도 한국경제 IR 직후 "정책당국자의 이런 (국가) IR를 정례화하는 게 필요하다"며 경제 세일즈 수장으로서 의견을 제시했다. 15일에는 "글은 정확한 객관적 팩트에 차분하고 절제된 의견이 채색될 때 힘을 갖는다. 정확하지 않은 것이 섞여 있거나 흐트러진 감정선이 끼여 있을 경우, 힘을 잃게 된다"고 적기도 했다. 전날 조국 법무부 장관이 사퇴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언론도 성찰해야 한다"는 말을 내놨다.

홍 부총리는 SNS를 하지 않다가 8월 28일 페이스북 계정을 열었다. SNS 가입 한 달 만에 전임자였던 김동연 부총리에 버금갈 정도로 SNS를 통해 메시지를 활발하게 발신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취임 후 '패싱' 논란에 휘말렸다. 분양가상한제 논의 과정에서 경기에 미치는 부작용을 우려했지만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집값 과열론에 사실상 '완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3기 신도시 발표 과정에서도 기재부가 실권을 쥔 교통망 예비타당성조사와 관련해 국토부에 밀렸다.

분위기가 변한 것은 조 장관 사퇴와 경제성장률 전망치 급락 이후 문 대통령이 '경제 올인' 행보를 보이면서다. 이날 기재부는 올 4분기부터 문 대통령의 핵심경제 공약 혁신성장 분야로, 중장기 전략을 점검하는 범부처 '컨트롤타워' 격인 차관급 실무조정회의를 처음 가동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 경제정책에서 양대 축 중 하나인 소득주도성장이 유야무야되면서 정부 내엔 "혁신성장마저 망할 순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기재부 관계자는 "혁신성장 중장기전략위원회라는 장관급 조직이 있지만 의사결정기구일 뿐 4차 산업혁명과 인구 감소 등 범부처적 중요 과제에 대해 속도를 내기 위해선 실무 네트워크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 경제팀 개각 얘기가 불거지면서 내외풍을 차단하기 위해 홍 부총리가 먼저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내년 총선 출마를 앞두고 정치인 출신 장관들의 정리 시점이 다가오는 데다 홍 부총리 자신도 고향인 강원도 춘천에서 출마설이 공공연한 상황이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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