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가 보낸 ‘음해투서’에…故 피진아 경사 2년만 현충원 안장

동료의 음해성 투서(投書)로 강압감찰을 받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충주경찰서 고(故) 피진아 경사가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 피 경사가 숨진 지 2년여 만이다.

피 경사의 유족들은 18일 오후 2시 대전 현충원에서 안장식을 열고, 고인을 추모했다. 그동안 피 경사의 유해는 충주의 한 추모공간에 안치돼 있었다. 피 경사의 남편 정모(40) 경위는 "순직까지 인정돼 아내의 명예를 조금이나마 찾은 것 같다"며 "이제는 아내가 모든 것을 잊고 편히 쉬길 바란다"고 했다.

지난 7월 인사혁신처는 피 경사의 순직을 인정했다. 순직은 공무원이 재직 중 공무로 사망하거나 공무상 부상 또는 질병으로 사망한 경우 등에 한해 인정된다.

대전 현충원 묘비 위로 새가 날아오르고 있다. /장련성 객원기자

2005년 1월 경찰 제복을 입은 피 경사는 2014년 경사로 승진했다. 그러나 2017년 7월부터 9월까지 세차례에 걸쳐 충북경찰청과 충주경찰서에 ‘피 경사가 동료 경찰에 갑질을 일삼는다’와 같은 익명의 투서가 접수됐다. 충북지방청이 감찰에 착수했지만, 동료 경찰들은 투서에 적힌 내용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유족에 따르면 감찰은 계속됐고, 결국 동료에게 부담을 준다고 판단한 피 경사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경찰의 조사 결과 음해성 투서는 동료 여경 윤모(38)씨가 보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무고 혐의로 구속 기소된 뒤 1심과 2심 모두 징역 1년 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경찰공무원 신분으로 세 차례에 걸쳐 반복적으로 동료에 대한 매우 악의적이고, 허위인 내용을 투서해 집요하게 범행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원심의 형량이 무겁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지난 7월 항소심 이후 윤씨가 상고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다만 피 경사를 강압 감찰한 혐의 등으로 입건됐던 B경감은 검찰이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권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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