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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5일짜리 휴전…美·터키 `시리아 전쟁` 일시 봉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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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오른쪽)이 17일(현지시간) 터키 수도 앙카라의 대통령궁에서 시리아와 쿠르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만나 악수하고 있다. [신화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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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가 시리아 북동부에서 쿠르드족을 상대로 벌이는 군사작전을 5일간 중지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가 터키가 설정한 안전지대 밖으로 철수하는 조건부 휴전이다.

이는 터키 측 요구를 미국이 대부분 받아들인 것이어서 미국 내부에서 '터키의 승리'라는 비난이 거세게 나오고 있다. 미국이 쿠르드족 학살 사태를 일단 봉합하는 데 그쳐 언제든 무력 충돌이 재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터키를 방문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쿠르드 민병대원들이 안전지대에서 철군한 이후 터키가 시리아 북부에서 군사작전을 완전히 중단하기로 합의했다"며 "터키의 작전은 완전히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펜스 부통령은 "터키 측은 YPG가 안전지대 밖으로 철수할 수 있도록 120시간 동안 군사작전을 중단할 것"이라며 "YPG 철수가 완료된 뒤 모든 군사작전은 종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휴전이 영구화하면 시리아 북부에서 미군을 철수한다는 당초 계획을 계속 추진하고 터키에 가했던 제재도 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합의에 대해 쿠르드족은 반발했다. 쿠르드 민병대가 주축이 된 시리아민주군(SDF)을 지휘해 온 마즐룸 압디 사령관은 "휴전을 준수할 준비가 됐다"면서도 라스 알아인과 탈 아브야드 사이 국경 지대에만 한정된 조처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합의 직후 "에르도안은 굉장한 지도자"라면서 "나는 대단히 존경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아주 현명하다고 본다"고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자들을 만나기 위해 텍사스주 포트워스로 가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미국에 대단한 날이다. 터키에 대단한 날이다. 쿠르드에 대단한 날이다. 전 세계에 대단한 날이다. 모두가 행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자축 모드'와 달리 터키 측은 "휴전이 아니라 일시적 작전 중단"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일시적 휴전'을 대가로 미국이 터키가 원하는 걸 다 내줬다는 평가가 나오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합의 내용에 대해 "엉터리(sham)"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자축 트윗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합의안을 가리켜 "미국 외교정책의 신뢰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우리의 동맹과 적들에게 우리 말을 신뢰할 수 없다는 위험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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