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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0 (토)

“평생 모은 돈, 여기서 사기 당할 줄”...기후변화, 약자부터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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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고통스러워 하는 성지순례자들 모습. [사진출처 =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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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올해 성지순례(하지) 기간 1100여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취약 계층이 기후 재앙 위협에 가장 많이 노출돼있다는 점이 이번 사태로 재확인됐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3일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사망자의 상당수는 공식 허가를 받지 않은 미등록 순례자였다.

아랍어로 ‘하지’라고 불리는 성지순례는 무슬림이 반드시 행해야 할 5대 의무 중 하나로 무슬림은 일생에 한번은 사우디에 있는 성지 메카를 찾아 이를 이행해야 한다. 매년 이슬람력 12월 7∼12일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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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성지에 몰린 이슬람 순례 인파. [사진출처 =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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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당국은 국가별 할당제를 통해 매년 참가 인원을 제한하고 있다.

공식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지불해야 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 매년 관광비자로 사우디에 입국한 뒤 허가받지 않은 상태에서 순례를 시도하는 인원이 늘고 있다.

특히 저소득 국가에서 온 순례자들은 공식 하지 여행사인 것처럼 가장한 브로커 등에게 사기를 당하는 경우도 빈발하고 있어 문제다.

이들은 대부분 고령으로 노후를 대비해 모아둔 저축으로 죽기 전에 순례에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고 WP는 전했다.

순례 버스 이용 비용 등을 모두 냈다고 생각했지만, 현장에 도착해서야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뜨거운 태양 아래 장시간 도보로 이동하다 쓰러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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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쓰러진 성지순례자 [사진출처 =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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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성지순례 기간에는 대낮 온도가 52도까지 오르는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피해가 더 컸다.

올해 집계된 공식 사망자 수는 약 500명이지만 외신들은 실제 사망자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FP 통신은 올해 온열질환 등으로 인한 순례객 사망자를 1126명으로 집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망자 수를 1170명 이상으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해 집계된 사망자 수 200여 명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미국기상학회(AMS)가 2021년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우디는 지난 40여년간 북반구의 다른 지역보다 50% 더 많이 온난화됐다.

AMS는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에어컨을 계속 가동하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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