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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속초 영랑호 생태탐방로 조성사업 설명회…찬성·반대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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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강원 속초시와 환경단체가 마찰을 빚고 있는 영랑호 생태탐방로 조성사업에 대한 주민설명회에서 찬성과 반대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했다.

연합뉴스

영랑호 생태탐방로 조성사업 설명회
(속초=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속초시가 추진 중인 영랑호 생태탐방로 조성사업 주민설명회가 17일 오후 속초문화회관 소강당에서 열리고 있다. 2019.10.17 momo@yna.co.kr



속초시는 17일 오후 속초문화회관에서 '영랑호 생태탐방로 조성사업 기본계획 용역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는 지난 6월 속초시가 발주한 용역을 수행한 업체가 수립한 계획을 시민들에게 설명하는 자리로 150여 명이 참석했다.

용역 수행 업체는 "속초 북부권에 있는 영랑호는 우수한 역사와 관광인자를 가졌으나 이를 활용하지 못해 관광객보다는 지역주민들의 운동, 산책코스로 이용되고 있다"며 "이 부분에 초점을 두고 기본계획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업체는 우선 속초시가 구상한 호수를 가로지르는 목교 설치와 관련해 모두 3가지 안을 제시하고 장단점을 분석했다.

2개 안은 철새도래지를 우회하는 것으로, 교량에서 영랑호를 조망하기는 좋으나 공사비가 많이 들고 교량이 영랑호 경관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나머지 1개 안은 철새도래지와 화랑도체험장을 직선으로 연결하는 것으로, 거리가 짧아 공사비가 적게 드는 장점이 있으나 영랑호 경관을 해치는 데다가 철새도래지 생태계를 훼손하는 단점이 있는 것으로 지적했다.

이와 함께 업체 측은 차도와 자전거도로, 인도가 함께 있는 호수 주변에 나대지를 이용한 데크로드 설치를 제안했다.

업체 측은 교량 설치와 호수 주변에 데크로드를 설치 등에 12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는 "용역기관에서 4곳을 철새도래지로 선정했는데 영랑호는 사계절 전체가 철새도래지"라며 "몇개월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용역을 하다가 보니 이런 결과가 나온 만큼 철새모니터링을 다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속초시가 밝힌 사업비는 40억원이었는데 용역에서는 120억원으로 늘어났다"며 "120억원에 대한 투자 대비 효과 분석도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열호 속초고성양양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속초시의 계획은 어떻게 돈을 벌어볼까 하는데 초점이 가 있고 자연이 준 석호를 살리려는 계획은 없다"며 "이는 생태를 죽이는 계획"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영랑호를 끼고 있는 주변 지역 주민들은 대부분 찬성의견을 제시했다.

한 주민은 "속초시의 계획에 전적으로 찬성한다"며 "관광객이 찾아와도 주차를 할 곳이 적당치 않은 만큼 범바위와 화랑도체험장 인근 등 2곳에 주차장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영랑호 일부 구간이 일방통행으로 돼 있어 관광객들이 불편을 느끼고 있다"며 "인근 토지를 확보해 도로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속초시는 이번 설명회에서 제기된 시민의견을 수렴한 최종안이 나오는 대로 사업 방향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김철수 속초시장은 "지난 4월 산불에 큰 피해를 본 영랑호 주변 지역을 복구하는 과정에서 영랑호 주변 7.2㎞가 너무 길어 걷기가 힘들다는 시민 의견에 대한 편의 제공과 영랑호 풍광을 조망할 수 있는 관광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목교 설치를 추진하게 됐다"며 "시민의견 다수가 찬성이면 사업을 진행하고 반대면 진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mom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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