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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曺 사퇴에도…정국 주도권 놓고 더 날세우는 정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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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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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 전격 사퇴에도 불구하고 여야 정치권은 날선 공방을 이어가며 '포스트 조국 정국' 주도권 잡기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여 국민을 실망시켰다.

15일 정치권에서는 보수·진보로 양분된 극한 대립과 의회 정치 실종에 대한 유감 표명 없이 자극적인 표현을 통해 오히려 국론 분열을 더 부추기는 발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조국 낙마' 총력전을 벌인 끝에 결과적으로 성공을 거둔 제1야당 자유한국당은 보수 진영 광화문 집회를 '10월 항쟁'이라고 표현하며 앞으로 대정부·대여 투쟁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10월 항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며 급작스러운 (조 전 장관) 사퇴와 영웅 만들기 여론 공작에 검찰이 위축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문재인 대통령은 왜 분열이 아니라고 했다가 갈등을 야기했다고 말했는지 경위를 소상히 밝히고 정식으로 사과하는 것이 도리"라고 강조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민주당이 사활을 걸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관련해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독일 히틀러 시대 게슈타포 조직 하나 만드는 것을 검찰 개혁이라고 문 대통령은 지금 국민을 현혹하면서 마치 조국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홍 전 대표는 공수처를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검찰청'로 지칭하며 "게슈타포처럼 좌파 친위부대로 만들어 정적을 숙청하고 만약 정권이 넘어가도 사정기관은 계속 장악하겠다는 것이 공수처의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집권 여당인 민주당은 전열을 가다듬으며 검찰 개혁과 대야 공세를 예고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조 전 장관은 35일 짧은 재임 기간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 돌이킬 수 없는 검찰 개혁 이정표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박주민 민주당 검찰개혁특위 위원장은 "워낙 갑작스러워서 소화가 다 안 되더라"며 "국회는 정쟁이 아니라 검찰 개혁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법사위 소속인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대한민국 특수부가 두 달간 수사했는데, 국민한테 딱 떨어지게 '이것'이라고 전달이 안 되는 것은 상식적인 상황이 아니다"며 "검찰은 이제 수사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소속으로 등원했다가 탈당한 무소속 손혜원 의원도 본인 SNS에 "일단 전열을 가다듬고 잠시 근육을 키우며 기다리십시오. 진짜 개싸움을 시작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조국 수호' 선봉에 섰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저는) 멘붕에 빠지지 않았고 제 할 일을 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유 이사장은 이날 유튜브 알릴레오를 통해 "언론, 검찰 문제에 대해 계속 사실탐사를 하고 드러난 문제를 지적하는 일을 할 것"이라며 이같이 언급했다. 유 이사장은 이어 자신에 대한 비난에 대해 "할 말 없을 때 욕하는 것"이라며 "나는 '앗싸, 이겼다' 그런다"고 말했다.

정치권 밖에서도 조 전 장관 사퇴를 놓고 설전이 오갔다. 주진우 전 시사인 기자는 이날 tbs 라디오에 출연해 "며칠 전에 (정 교수가) 뇌경색과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며 "그래서 (조 전 장관이) '이래서는 더 끌 수가 없다'고 결심을 앞당긴 가장 결정적 계기가 아니었을까"라고 말했다.

소설가 공지영 씨도 조 전 장관 사퇴와 관련해 "검찰은 한 가족을 살해했다"는 표현을 썼다. 공씨는 본인 페이스북에 "가슴이 찢어질 것 같다"고 한 뒤 "자 이제 윤석열도 물러나자"는 글을 올렸다.

검찰 내 유명한 강성 내부고발자인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는 "결국 장관 교체에 성공했다"며 검찰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임 검사는 지난 14일 오후 본인 페이스북에 "타깃을 향해 신속하게 치고 들어가는 검찰권의 속도와 강도를 그 누가 견뎌낼 수 있을까"라며 "죽을 때까지 찌르니 죽을 (수)밖에 (없다)"라고 적었다.

[고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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