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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불거진 총리사퇴, 총선간판說에...李총리 "참 희한한 기사 나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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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일간지 "李총리 방일 후 사퇴할 듯" 보도
총리실 "李총리, 사의 표명한 적 없다" 부인⋯李총리 "참 희한한 기사"
지인들 "주변서 조기 복귀 권유 많아⋯'총선 간판론' 나오는 건 사실"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1위 李총리 당 복귀는 시간 문제란 관측 많아

조선일보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1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적극행정 추진전략 및 성과 공유대회에서 입장하고 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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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오는 22~24일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 참석을 위한 방일 후 총리직에서 물러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문화일보가 15일 보도했다. 문화일보는 이 총리가 방일 후 국내 일정도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총리실은 "이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즉각 부인했으나 이 총리의 민주당 복귀 수순이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화일보는 이날 정부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이 총리 사퇴 관련 기류가 있고 최근 가시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총리실 관계자는 이 신문에 "이 총리가 방일 후 일정 조정에 들어갔다"며 "조국 전 법무장관 사퇴에 따른 책임감이 총선 전 당 복귀를 생각하던 이 총리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했다. 국회 임명 동의가 필요한 총리의 경우 인사청문회 통과 문제가 있어 이 총리가 당분간 자리를 지키려 했지만 조 전 장관 사퇴에 따른 국정 운영 책임론이 대두하면서 이 총리 생각이 당 조기 복귀 쪽으로 바뀌는 것 같다는 것이다.

그러나 총리실은 이 보도에 대해 "확인 결과 이 총리는 14일 청와대 주례회동에서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한 사실이 없다"며 방일 후 사퇴설을 부인했다. 총리실은 "방일 이후 총리의 일정에 아무런 조정이나 변동이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금시초문"이라고 했다. 이 총리는 관련 보도를 보고받고 "참 희한한 기사가 나왔네"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여권 안에서 이 총리의 내년 4월 총선 전 당 복귀는 기정사실처럼 돼 있어 이 총리가 거취 고민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 총리는 10월 말이면 대통령 직선제 이후 ‘최장수 총리'(2년 5개월)가 된다"며 "이 총리 본인도 총리직에 대한 미련은 크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이 총리는 지난 1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총리로서 남은 임기에 대한 야당 의원 질의에 "잘 모르겠지만, 너무 오래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답했다.

여당 안에서도 이 총리의 '총선 역할론'이 제기돼왔다. 이 총리가 조기에 당으로 복귀해 내년 총선 때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거나 서울 전략지에 직접 출마해 간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이른바 '이낙연 간판론'이다. 이런 주장을 하는 인사들은 이 총리가 서울 종로에 출마하고 종로 현역 의원인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총리로 가는 아이디어도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총리가 당장은 아니더라도 정기국회 예산안 처리가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히는 다음달 중에 거취를 결정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여권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이 총리가 2개월전쯤 이미 사퇴 의사를 청와대에 타진했는데 반려된 것으로 안다"며 "이 총리는 당 복귀 쪽에 마음이 더 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 총리 본인도 그간 '총선 역할론'에 대한 질문에 "합당한 일을 할 것"이라며 부정하지 않았다. 지난 7월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로 그가 총선보다는 정부에 남아 문재인 대통령을 보좌해 국정을 통할하는 역할에 주력할 것이란 관측이 한때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조국 사태'로 문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여권 안에서는 이 총리가 이왕이면 빨리 복귀하는 게 낫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기록 중인 이 총리가 당으로 조기에 복귀해 정치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총리는 지난 7월엔 해외순방지에서 "내 심장은 정치인"이라는 말도 했다.

이 총리와 가까운 한 정치 원로는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과 통화에서 "최근 만났을 때 이 총리가 거취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이 총리가 이제는 총리 역할을 정리하고 정치적으로 더 큰 역할을 모색해야 한다는 권유를 주변에서 많이 들어온 것은 사실"이라며 "이 총리 본인도 정치적 준비에 대한 마음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자유한국당 주호영 의원은 지난 2일 총리실 국정감사에서 "이 총리 대선준비팀이 가동 중이란 제보가 있다"고 했다. 물론 총리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이 총리가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설(說)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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