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생/ 공주사범대 물리교육과/ 고등학교 과학 교사/ 2017년 과학쿠키 유튜버(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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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딩거 고양이를 알고 계신가요? 양자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자주 등장하는 이 친구는 사실 알고 보면 얄미운 비밀을 갖고 있어요. 이 영상을 통해 슈뢰딩거 고양이 실험 안에 숨겨진 진짜 의미를 소개하겠습니다.”
실제 상자 안에서 고양이가 꼼지락거리는 영상과 함께 그의 속사포 같은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흰 종이에 직접 그림을 그려가며 양자역학을 설명한다. 그의 영상을 보고 있으면 과학과 담쌓고 지냈던 ‘문송한’ 이도 어느새 귀를 쫑긋 세우게 된다. “이보다 쉽게 설명할 수는 없다” “내일 양자역학 시험인데 도움 됐다” “이해는 잘 안 되지만 개꿀잼” 등의 댓글이 꼬리를 문다.
유튜버 이효종 씨(30)가 운영하는 ‘과학쿠키’ 채널 이야기다. 과학쿠키는 일반인에게 어려운 과학 지식을 재밌고 쉽게 전달, 23만명이 구독하는 인기 유튜브 채널이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남다른 전달력에는 이유가 있다. 일단 ‘고등학교 과학쌤’ 출신이다. 어려서부터 자타공인 과학도였던 그는 공주사범대 물리교육과를 졸업하고 2015년 고등학교에서 물리를 가르치는 교사가 됐다.
“지금까지 만난 선생님 중 가장 열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진정성 있게 가르쳤다. 과학이 너무 재밌고 즐거웠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어려서부터 과학에 관심이 많았어요. 부모님 영향이 컸죠. 갯벌에 가거나 개구리를 잡아 알을 부화시키며 자연에 친숙해지도록 해주셨거든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누군가와 같이 먹고 싶어지잖아요. 제가 느끼는 과학의 재미를 다른 사람들도 느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안정적인 직업인 교사를 그만두고 전업 유튜버가 된 것도 과학에 대한 주체할 수 없는 열정 때문이다.
‘하늘은 왜 파란색일까’를 첫 영상으로 유튜브를 시작했지만 구독자 수는 5개월간 100명이 채 안 됐다. 그러던 중 ‘대체 빛의 속도를 어떻게 알아냈을까?’ 영상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구독자가 급증했다.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서자 마침 숙원이었던 정부 기관의 러브콜이 쇄도한다. 한국과학창의재단, 에너지정보문화재단, 국가핵융합연구소,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기상청, 한국화학연구원 등 지금까지 20곳 넘는 기관과 협업해 과학 상식을 알렸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선정한 ‘과학 커뮤니케이터’기도 하다. 앞으로도 과학을 계속 공부하며 많은 이들에게 과학 공부의 즐거움을 전하는 것이 목표다.
“모든 사람들이 과학을 좋아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사람들은 저마다 관심 분야가 다르니까요. 다만 과학에 전혀 관심 없던 이가 제 영상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된다면 얼마나 큰 행운일까 싶어요. 그런 이들을 위해 꾸준히 ‘재밌는 과학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습니다.”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 사진 : 윤관식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29호 (2019.10.16~2019.10.2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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