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미니딜’에 합의한 가운데 채권시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14일 보고서에서 “채권시장은 미중 무역협상 장기화에 따른 경기 심리 부진, 실물지표 둔화 우려 영향으로 랠리를 이어왔다”며 “그만큼 이번 미니딜 협상 발표로 인해 채권시장의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10월 15일부터 시행될 관세율 인상안이 연기된 점을 감안하면 경기악화 우려는 당분간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중국 측 협상대표인 류허 부총리를 만난 뒤 “실질적인 1단계(phase one)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미국 농산물을 연간 400억∼500억달러 규모로 수입하고 미국은 오는 15일로 예정된 25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25%→30%)을 보류하기로 했다.
여기에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모두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둔화에 대응하고 있는 점은 금리 커브를 스티프닝하게 할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안 연구원은 “통화정책 완화가 이뤄지고 있는 데다 경기둔화 우려가 일부 약화되고 브렉시트도 영국과 아일랜드가 합의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점도 커브 스티프닝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안 연구원은 다만 여전히 불확실성은 남아있는 만큼 채권시장의 조정폭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2월에 시행할 추가 관세 부과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구체적 협상문을 작성하기까지 3~5주간의 시간이 남아있는 점도 부담”이라며 “사실상 개괄적이고 최소한의 수준으로만 합의만 이뤘다는 점을 감안할 때 11월 중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의 만남이 미니딜의 최종 합의라고 볼 수 있겠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2, 3단계의 협상은 강제 기술 이전 등 갈등이 첨예한 부분들이 협상 주제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의 긍정적인 분위기가 지속되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이는 채권시장의 조정폭이 제한적일 것이라 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안 연구원은 한은 금통위가 10월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중 무역협상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됐으나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으며 이에 따라 경기 심리가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며 “특히 미중 간의 관세가 철회된 것이 아니라 부과 예정이었던 부분을 유예시킨 점을 감안할 때 한국 수출의 마이너스 성장 또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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