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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트렌드] 아프리카돼지열병 휩쓴 中…`북극곰 돼지`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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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중국 남부 허난성 정저우시 한 농장에서 방문객이 750kg에 달하는 초대형 돼지 등에 타고 있다. [AP = 연합뉴스]


전 세계 돈육 수요 가운데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중국에서 요즘 '북극곰'만 한 돼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 남부 광시좡족자치구 난닝(南寧) 지역에서 한 마리에 500㎏에 달하는 '초대형 돼지' 키우기 열풍이 풀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전했다.

난닝 지역 팡쿵 씨의 돼지 농장이 대표적이다. 일반적으로 사육하는 돼지 한 마리 무게가 125~150㎏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초대형 돼지는 일반보다 3배 이상 덩치가 크다. 북극곰 한 마리(500~650㎏)에 맞먹는 셈이다. 초대형 돼지는 한 마리에 1만위안(1399달러·약 167만원) 정도 값을 받는데, 이는 난닝 시민 한 명의 월평균 가처분소득보다 3배나 많은 금액이다.

팡쿵 씨가 키우는 '북극곰' 돼지는 중국 내에서도 흔치 않은 크기다. 다만 중국에서는 돼지도 클수록 좋다는 생각 때문에 요즘 농가들이 한 마리에 평균 175~200㎏인 대형 돼지를 키우고 있다. 중국 북동부 지린성에 사는 농부 자우하일린 씨는 "가능한 한 큰 돼지들을 키운다"고 말했다.

중국 대표 양돈기업인 온씨식품과 식품 수입회사 코프코미트, 곡물·축산회사 베이징 다베이농 테크놀로지 그룹 등 업계도 평균보다 큰 돼지에 눈독을 들이는 바람에 중국 내 대형 농장들은 평균보다 최소한 무게가 14%는 더 나가는 돼지를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큰 돼지 열풍은 최근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불면서 돼지고기 공급이 딸리는 바람에 나온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농업농촌부는 "올해 7월 기준 돼지고기 재고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3% 줄어들면서 돼지고기 공급이 10년 만에 최저 수준"이라면서 "작년 8월 중국 랴오닝성에서 첫 ASF 감염 사례가 나온 후 올해 7월까지 돼지 116만마리가 도살됐다"고 밝힌 바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 돼지고기 소비량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약 46%)에 달했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사이먼 파월 연구원은 9월 말 CNBC 인터뷰에서 "돼지고기는 중국인의 일상 식단과 국민 정신, 민심 차원에서 특히 중요한데 ASF 탓에 중국 돼지고기 시장에서만 공급이 2000만t 줄어든 것으로 추정돼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난달 말 분석한 바 있다.

후춘화 중국 부총리는 "내년 상반기까지 돼지고기 공급 부족 현상이 심각한 상태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 부족분만 1000만t에 달해 수입으로는 감당할 수 없고 국내 생산을 늘리는 것이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부총리는 최근 산둥·허베이·허난성 농장을 방문하면서 각 지방정부에 내년까지 돼지고기 생산을 정상 수준으로 회복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가축 사료용 콩(대두) 수입도 늘어날 전망이다.

당장 중국에서는 ASF 탓에 대체 고기 소비도 늘고 있다. 제프리스 보고서에 따르면 두부와 밀을 이용한 식물성 고기인 세이탄(seitan)이 중국 전통 요리에 쓰이고 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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