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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가 지난 7일 합의한 정치협상회의가 이르면 10일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중심으로 현안 논의를 시작한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뼈대로 한 선거법 개정안이 이제야 제대로 된 협상 테이블에 오르는 셈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내에서 여러 협상안이 제시되는 등 당내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 6개월 만에 차려진 협상 테이블
지난 4월 우여곡절 끝에 패스트트랙(신속처리 대상 안건)에 오른 법안 중 검찰개혁 관련 법안은 최근 ‘조국 정국’을 맞아 활발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패스트트랙 법안 중 선거법만 지난 6개월간 진지한 논의 자체가 없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여러 차례 협의를 시도했으나 한국당의 지연전술에 막히곤 했다.
하지만 이번엔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가 정치협상회의에 합의해 선거법 협상 테이블을 마련한 만큼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선거법이나 검찰개혁 등 현안을 처리될 때까지 이 회의체가 빠르게 돌아갈 것”이라며 “정례 모임 또는 수시 모임을 통해 전체회의 혹은 양자회의를 열고 사안별로 실무협의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패스트트랙에 올라 있는 선거법 개정안은 현행 지역구 의석(253→225석)을 줄이고 비례대표 의석(47→75석)은 늘리는 내용이 핵심이다. 비례대표 의석은 전국 단위 정당득표율에 따라 배분하되 ‘연동률 50%’만 적용한다.
민주당 내에선 원안 그대로 밀고 가기엔 부담이 크다는 의견이 많다. 지역구 의석이 많이 줄어들어 자유한국당뿐 아니라 민주당을 포함해 패스트트랙을 함께 한 4당 내에서도 반대표가 꽤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 백가쟁명식 선거법 대안들
이 때문에 선거법 협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 중인 의원들 중심으로 ‘자유한국당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정안’이 제시되고 있다. 예를 들어 패스트트랙에 오른 원안의 골격은 유지한 채 지역구 의석(253→240석)을 조금만 줄이고, 비례대표 의석(47→60석)도 조금만 늘려 지역구 의원들 반발을 최소화해보자는 제안이 있다. 지역구 250석, 비례대표 50석으로 미세조정만 해 21대 총선을 치르되, 패스트트랙에 오른 원안은 22대 총선부터 적용하도록 부칙에 명기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아예 ‘지역구 200석, 비례대표 50석’으로 대폭 조정하고, 남은 50석은 권역별로 대선거구를 만들어 권역별 대표를 뽑자는 아이디어도 나온다. 비례성과 지역 대표성을 강화하면서 지역구가 사라지는 의원들의 불만도 잠재울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양한 대안이 오가는 민주당과 달리 한국당은 공식적으로 ‘비례대표를 다 없애고 지역구만 270석으로 하자’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안은 현실성이 떨어져 ‘협상하지 않겠다’는 것에 가깝다. 이대로 가면 한국당으로선 ‘부결을 통한 현행 제도 유지’ 아니면 ‘패스트트랙 원안 가결’을 택하는 셈이라 부담이 많을 수밖에 없다. 한국당 내에서도 협상 가능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정유섭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 대행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선거법 논의를 위해 당내 티에프를 구성했다. 국정감사가 끝난 뒤 우리도 안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철 김미나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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