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악의적 기소 간파 못한 정치적 판결"
'재명이네 마을'에선 '재판장 탄핵' 여론 들끓어
'이재명 집행유예' 판결 이후 당 내 결집 포석
與 "법치주의 근간 흔드는 폭주…다급한 모양"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1.17.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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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이번 판결을 검찰과 재판부가 합작한 '정치적 행위'라고 규정짓고 지지층 결집과 여론 확산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김윤덕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현안 간담회에서 "민주당은 앞으로 재판 과정에 대해 법리적 근거에 기초해 철저히 준비하고 국민에게 진실을 알리는 데 총력을 쏟겠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가) 정치적 판결이자 사견이 들어간 판단이 아닌, 사실과 법리적 근거에 기초해 판단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그러면서 "검찰 총장 출신이 대통령인 상황에서 정치 검찰은 사법적 심판으로 몰아가는 행위를 지속했다"며 "판결 과정에서 사실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 재판이 이뤄진 만큼, 악의적 수사·기소 실체를 파악하지 못해 정치적 판결이 나온 것으로 본다"고 했다.
검찰독재대책위원회(검독위)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재판부가 정치검찰이 정치권과 야합한 결과를 동조한 꼴"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재판부가 재판 과정에 밝혀진 진실은 외면한 채 검찰이 왜곡·날조한 기소 내용에 의존한 정치판결을 한 것"이라며 "이 대표가 하지도 않은 발언을 거짓이라고 '자의적'으로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법원을 나서며 심정을 밝히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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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이 '정치 판결'을 공식 입장으로 내세운 직후, 이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선 유죄를 선고한 재판부 재판장을 탄핵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다만, 당은 선을 그었다. 김 사무총장은 "당 차원의 논의 없이 나온 발언은 지지층의 개인 의견일 뿐"이라며 "당의 공식 입장과 혼동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진실을 알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 담당 재판부 판사들을 탄핵할 경우 '피고인이 자신에게 유죄를 선고한 판사를 탄핵하려 한다'는 부정적 여론을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이 이번 판결을 '정치적 판결'이라며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것은 이 대표 유죄 선고 뒤 불고 있는 당내 후폭풍을 잠재우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당 주장이 이후 이 대표에 대한 재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적기 때문이다. 이 대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당 대권주자 죽이기'라는 프레임을 형성해 내부를 결집하면서 윤석열 정부에 대한 공세 전선을 넓힌다는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에서 열린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에 참석해 함성을 외치고 있다. 2024.11.16.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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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비명'(비이재명)계도 당의 기조에 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단일대오'를 천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반대 목소리를 낸다면, 지지층 비난 중심에 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8·18 전당대회 과정에서 이 대표와 민주당의 '일극체제'를 앞장서 비판한 김두관 전 의원조차 이날 입장문을 통해 "1심 재판부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라는 형량을 선고한 것은 과도하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하고, 이 대표도 잘 헤쳐 나가리라 믿는다"고 했다.
당도 이 대표 리더십 타격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 사무총장은 "당대표 교체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고, 2심 가면 법리적 판결이 제대로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민주당은 흔들림 없이 싸울 것이고, 당내 이견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나아가 "(2심 재판에서) 이 대표의 개인적 회복은 물론 윤석열 정부와 검찰의 행동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현재 민주당의 행보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반발이 '판결 불복'은 사법체계를 부정하고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 대표 재판 담당 판사 겁박에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당대표로서 제가 끝까지 앞장서 막겠다"고 했다.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 대표 스스로 대단한 민주투사가 된 것인 양 행동하고 있고, 박찬대 원내대표는 '민심의 법정에선 무죄'라고 하는 등 민주당의 반응이 놀라울 따름"이라며 "다급할수록 억지 주장의 목소리가 더 커진다는 사실을 국민은 모두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민규 개혁신당 대변인 역시 "사법부의 판단에 원색적인 비난과 정치적인 공세를 이어가는 민주당의 모습은 '목불인견'"이라면서 "사법적인 잘못을 정치로 무마해 보려는 망상에서 하루빨리 깨어나길 바란다"고 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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