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로 취소된 2년치 선정
페미니즘 등 영향 가능성
지난 7일 생리의학상 발표를 시작으로 노벨상 시즌이 본격적으로 개막하면서 10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노벨 문학상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올해 노벨 문학상은 스웨덴 한림원의 성추문 연루로 선정이 취소된 지난해 몫까지 2년치 수상자를 한꺼번에 발표할 예정이어서 더욱 눈길이 쏠린다.
특히 최근의 페미니즘 조류와 지난해 선정 취소 사유까지 감안하면 ‘수상자 가운데 최소 1명은 여성 작가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2명 중 1명은 여성’이라는 상식적인 관측이 특별하게 여겨지는 것은 노벨상이 여성에게 특히 문턱이 높았기 때문이다. 1901년 첫 시상 이후 119년 역사에서 여성 수상자가 단 3명뿐인 물리학상만큼은 아니지만, 문학상도 2017년까지 114명 가운데 여성은 불과 14명뿐이었다. 역대 수상자 8명 중 7명이 남성이라면 여성은 1명에 그치는 ‘7 대 1’의 비율이다.
8년에 한 번꼴로 여성이 문학상을 받아온 셈인데, 특히 1970~1980년대는 세계 여성 문인들에게 숫제 암흑기나 다름없었다. 1966년 스웨덴의 넬리 작스가 공동수상한 이후 199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네이딘 고디머 수상 전까지 24년 동안 문학상은 모두 남성 작가가 ‘싹쓸이’했다.
1991년 고디머 이후 2015년 언론인 출신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벨라루스)가 수상한 최근까지는 약 3년에 한 번꼴로 여성 작가가 수상을 해왔다. 전체 노벨 문학상 여성 수상자 14명 가운데 8명(57.1%)이 1990년대 이후에 집중되는 등 ‘유리천장’에는 점점 균열이 생기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수상 후보군에 대한 관심도 여성 작가에게 쏟아지고 있다. 베팅업체 ‘나이서오즈’에 따르면 9일 현재 배당률이 낮은, 가능성이 높은 후보 1~5위는 모두 여성이다.
2001년 여성 최초로 T S 엘리엇상을 수상한 캐나다의 시인 앤 카슨이 1위에 올랐고, 이어 페미니즘 소설가 마거릿 애트우드(캐나다), 대안노벨문학상 격인 ‘뉴 아카데미 문학상’을 지난해 수상한 마리스 콩데(프랑스령 과들루프), 폴란드의 올가 토카르추크, 러시아의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등이 뒤를 따랐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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