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생 5명 중 4명 ‘엉터리 존댓말’
'공직박람회'에 참석한 구직자들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구직자들의 상당수가 자기소개서 작성 시 평소 맞춤법을 잘못 알고 있는 단어들을 자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바이트생 대부분은 사물 등에 존칭을 사용하는 ‘엉터리 존댓말’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9일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한글날을 맞아 구직자 2074명을 대상으로 ‘자기소개서에서 자주 사용하는 표현 중 틀리기 쉬운 맞춤법’을 양자택일형 문제로 물어본 결과 총 10문항에 대한 구직자들의 평균 점수는 61.9점에 그쳤다. 가장 많은 취준생이 틀린 맞춤법은 ‘뒤처지지’로 오답률 65.3%였다. ‘어떤 수준이나 대열에 들지 못하고 뒤로 처지거나 남게 되다’는 뜻의 ‘뒤처지지’를 ‘뒤쳐지지’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자기소개서의 여러 항목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는 등의 표현이 많이 쓰이기 때문에 옳은 사용법을 확실히 익힐 필요가 있다.
2위는 ‘~를 좇아’로, 오답률은 61.4%였다. ‘목표, 이상, 행복 따위를 추구하다’, ‘남의 말이나 뜻을 따르다’는 뜻을 지닌 동사 ‘좇다’는 ‘쫓다’와 혼동하기 쉬운 단어다. 다음으로 오답률이 높은 표현은 ‘내로라하는’(54.7%)이었다. ‘어떤 분야를 대표할 만하다’는 의미의 동사로, “내로라하는 100여개의 팀 사이에서 대상을 받았다”, “내로라하는 경쟁사를 제친 성과” 등 자소서의 대부분의 문항에서 폭넓게 쓰인다. 많은 구직자들이 ‘내노라하는’과 헷갈려하는 경우가 많다.
이어 ‘~든지’가 43.1%로 높은 오답률을 보였다. ‘어느 것이 선택돼도 차이가 없는 둘 이상의 일을 나열함을 나타내는 보조사’로는 ‘든지’를 써야 하지만 이를 ‘던지’로 잘못 사용하는 사례가 많다. ‘십상이다’의 오답률도 41.6%로 10명 중 4명이 잘못 사용하고 있었다. ‘십상’은 ‘열에 여덟이나 아홉 정도로 거의 예외가 없음’을 뜻하는 ‘십상팔구(十常八九)’와 같은 말이다. ‘쉽상’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지만 ‘쉽상’은 우리말에 없는 틀린 표현이다.
이밖에 ‘틈틈이’(33.1%), ‘~로서’(28.5%), ‘며칠이고’(24.3%), ‘무릅쓰고’(20.1%), ‘역할’(10.2%)의 순으로 오답률이 높았다. 해당 설문에 참여한 구직자들의 58.1%가 맞춤법 문제를 푸는데 있어 어려움을 호소했다. 또 전체 구직자의 62.8%는 실제로 자소서 작성 시 맞춤법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사람인 임민욱 팀장은 “자소서의 맞춤법 실수는 지원자가 꼼꼼하지 않거나 프로페셔널하지 못하다는 인상을 주는 등 평가에 불이익을 받는 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잡코리아가 운영하는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이 최근 아르바이트생 158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8.6%가 ‘사물을 높이는 방식의 이상한 존댓말을 사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아르바이트생들이 이 같은 이상한 존댓말을 사용했던 이유 중 ‘그것이 잘못된 표현인 줄 모르고’ 사용했다는 응답은 19.6%에 그쳤다. 더 많은 아르바이트생이 알면서도 이상한 존댓말을 쓴 셈이다. 이상한 존댓말을 사용한 이유를 물은 결과 ‘다들 쓰니까 무의식적으로(30.3%)’ 썼다는 응답이 1위를 차지했고 ‘그렇게 쓰지 않으면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고객 때문에(25.1%)’, ‘극존칭에 익숙한 손님들을 위해 알아서 사용한다’ 등이 뒤를 이었다.
아르바이트생들이 가장 공감하는 엉터리 존댓말은 ‘그 메뉴는 안되세요(39.4%·복수응답 가능)’가 첫 손에 꼽혔다. 이어 ‘이렇게 하시면 되세요(36.4%)’, ‘주문되셨어요(28.3%)’, ‘좋은 하루 되세요(26.8%)’ 등의 순이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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