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머리고지' 김기봉 중사, 66년만의 귀환

66년 전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벌어진 전투로 산화한 고(故) 김기봉〈사진〉 이등중사의 유해가 8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김 이등중사의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를 이날 오후 경남 거제시의 고인 아들 김종규(70)씨 자택에서 실시했다.

김 이등중사는 1951년 12월, 27세의 나이로 6·25전쟁에 참전했다. 2사단 31연대 소속이었던 그는 1953년 7월 화살머리고지 4차 전투에서 치열한 교전을 벌이다 전사했다. 정전협정 체결을 17일 남겨둔 시점이었다. 하지만 군은 그동안 그의 유해를 찾지 못했다.

김 이등중사 유해는 지난 5월 22일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발굴됐다. 국방부는 "유해는 좁은 개인호에서 팔이 골절되고, 온몸을 숙인 상태로 발견됐다"며 "감식 결과 두개골과 몸통에서 금속 파편이 확인된 점으로 미뤄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하게 전투에 임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김 이등중사 유해 곁에는 미처 다 사용하지 못한 탄알이 장전된 M1 소총과 철모, 전투화, 지갑, 단추, 연필도 함께 발견됐다.

아버지의 유해를 전달받은 아들 김씨는 "아버지는 일제 강제징용 때도 살아남으셨던 분"이라며 "66년 만에 유해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김 이등중사의 유해는 유가족들과 협의를 거쳐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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