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하나은행 DLF 자료 삭제
은행권 채용비리 검사에도 삭제해
지상욱 "검사 방해 엄중 조치 필요"
KEB하나은행.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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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은행이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가 발생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에 대한 금융감독원 검사를 앞두고 관련 자료를 지운 것으로 드러났다.
8일 국회에서 열린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은 “금감원이 하나은행에 현장 조사를 나갔을 때 금융보안원 전문 인력도 함께 갔다. 전산 자료가 삭제돼 있었냐”며 “포렌식(저장 매체나 인터넷상에 남아있는 디지털 정보 분석 기술) 해보니까 얼마나 복구가 되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실무 책임자인 김동성 은행 담당 부원장보는 “포렌식 요원을 투입해 복구 중이지만 (얼마나 복구됐는지) 수치를 말할 단계는 아니다”고 답변했다.
지 의원에 따르면 금감원이 최근 DLF 관련 중간검사를 발표하고 난 뒤 하나ㆍ우리은행에 추가검사에 착수했을 때 하나은행이 관련 자료를 삭제한 것을 파악했다. 상황이 심각한 것은 불완전판매가 제기되는 문제인데 금감원 조사에 필요한 일부 자료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하나은행이 판매한 DLF는 영국과 미국 이자율 스와프(CMS) 금리와 연계한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다. 지난달 25일 기준 판매 잔액은 3183억원이다. 추가로 예상되는 손실률은 55.4%(1764억원)로 원금의 절반 이상을 잃을 위기에 놓여있다.
지 의원은 “만약 조직적으로 (자료를 삭제) 했다면 검사를 방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검사를 더 하고 (대응방안을 놓고) 법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지 의원은 “하나은행은 과거 ‘은행권 채용 비리’ 검사 때도 관련 자료를 삭제한 이력이 있다”며 “엄중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2015~17년 금감원의 채용실태 검사 때도 관련 자료가 모두 삭제돼 복구하기 어렵다고 대응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하나은행 측은 “금감원 검사 계획 발표되기 전에 (내부 검토용 자료를) 삭제한 것”으로 검사를 방해하려는 게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자료도 DLF 가입 고객의 전산자료가 아니라 내부 검토용 자료로 보관할 필요가 없어 삭제했다”며 “진행 중인 감독원 검사에 성실하게 협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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