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25시] 검사장 관용차 없앴는데 고법 부장판사 138명은?

검찰이 지난 1일 자체 개혁안 중 하나로 '검사장의 관용차 이용 즉각 중단'을 내놓자 법조계에서는 고등법원 부장판사들의 관용차 사용 문제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 차관급 검사장은 40여명이지만 같은 차관급인 고법 부장들은 140여명에 달한다.

7일 법원에 따르면 전체 2900여명의 현직 판사 중 차관급 예우를 받는 고등법원 부장판사는 138명이다. 서울고법의 경우 법관 180명 중 30%인 55명이 부장판사다. 법관 업무 특성상 행정부 차관과 권한을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에 준하는 예우를 위해 고법 부장들은 관용차와 운전기사를 제공받는다. 국내에서 차관급 대우를 받는 공무원은 법관이 가장 많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대외 업무가 많은 행정 부처와 달리 법원에서 재판 기록 검토가 업무 대부분인 판사들에게 출퇴근용 관용차를 제공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전국 순환 근무를 하는 판사들은 주거지도 법원 근처인 경우가 많다. 이들의 관용차와 운전기사 관련 법원 예산만 매년 수십억원에 달한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취임 후 법관 서열 구조를 깨겠다며 고법 부장 승진제도를 폐지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관련 법안이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승진 대상 판사 13명이 현재 고법 부장 '직무대리' 직함을 달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관용차를 제공받지 않고 있다.

[박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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