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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주말 서초동 모인 조국 지지자들 "정경심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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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게이트]

집회 참가자 "검찰, 조국 너무 깨끗해 사돈의 팔촌까지 터는 것"

500m 밖에선 조국 사퇴 집회… 양측 종일 고성·욕설 주고받아

"정경심 교수님 사랑합니다." "조국 장관님 함께하겠습니다!"

5일 오후 서울 서초역 사거리에서 열린 '조국수호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이하 '조국 집회') 참가자 수만 명이 검찰청사를 향해 이렇게 외쳤다. 사회자가 "정 교수님이 '개검'(검찰 비하 표현) 때문에 힘든 몸을 이끌고 검찰에 출석하셨다" "정치 검찰은 아픈 사람 괴롭히면 사퇴할 것이라 믿는다" 등의 발언을 한 이후였다. "촛불이 국민이다" "우리가 조국이다" 등 구호도 나왔다. 그 시각 검찰청에서는 조국 법무부장관 아내인 정경심씨가 표창장 위조 등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었다.

조선일보

가림막 하나 사이에 두고 “조국 수호” vs “조국 구속” - 지난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경찰서 인근에서 경찰이 설치한 파란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조국수호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위쪽)와 보수 단체의 맞불 집회인 ‘조국구속 문재인 사퇴 요구 집회’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두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선 집회 내내 고성과 욕설이 오갔다. /남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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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조국 집회 주류는 40~50대였다. 배우자, 자녀와 함께 길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간식과 맥주를 먹으며 집회를 지켜보는 이도 많았다. 이들은 검찰과 언론이 '토착왜구'이기 때문에 조 장관을 수사하고 비판한다고 믿었다. 자신을 '서울 성북구에서 온 교사'라고 밝힌 차모씨는 "조 장관은 무단횡단 한 번 한 적 없이 깨끗한 사람이라 검찰이 장관 사돈의 팔촌까지 터는 것"이라며 "이렇게 깨끗한 가족 본 적이 있느냐"고 했다.

집회 주최 측이 현장에 설치한 4개의 대형 스크린에서는 조 장관이 과거 한 언론사 토크쇼에 출연해 '홀로아리랑'을 부르는 영상이 여러 차례 방영됐다. 그때마다 도로에 앉아 있던 참가자 수만 명이 자리에서 기립, 조 장관 얼굴 사진 등이 그려진 피켓을 흔들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노래를 따라 부르다가 목이 메는 사람도 있었다.

주최 측은 이날 현장 곳곳에 부스를 차리고 태극 문양이 그려진 종이 피켓을 나눠줬다. 사회자는 "저쪽의 태극기 든 사람들(보수단체)은 우리 국민이 아니다" "잃어버린 태극기를 되찾자"고 말하자 참가자들이 피켓을 머리 위로 흔들었다.

집회에는 친북 성향 대학생 단체인 한국대학생진보연합과 민족문제연구소, 노무현재단, 문꿀오소리 등 친문(親文) 단체가 집단으로 참가했다. 소설가 이외수, 가수 이은미 등 유명인이 무대에 올라 발언하고, 기념곡을 불렀다.

여당은 개천절 광화문 집회를 '동원 집회'라고 했지만, 비슷한 정황은 조국 집회에서도 포착됐다. 민주당 광주광산 지역위원회는 1일 소셜미디어에 '10월 5일 집회에 함께합시다. 회비는 성인 3만5000원, 고등학생 무료'라는 글을 올렸다. 경남 지역 민주당 지역위원회 사무국장은 조국 집회 참가자 모집 포스터를 만들기도 했다.

집회 주최 측은 이날 집회 시작 전부터 참가자들에게 "참가 인원이 많아 보이게 뒤에서부터 채워 앉으라"고 거듭 주문했다. 그 결과 집회 참가자들 간 간격이 듬성듬성 벌어져 널찍한 공간에 여유 있게 앉을 수 있었다. 오후 7시가 되자 스피커에서 "300만 국민이 모였다"는 주장이 흘러나왔다. 당시 집회 참가자들이 점유한 도로 공간 면적은, 참가자들이 앉았을 때 최대 11만3300명(경찰 계산법 적용)을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조국 집회 장소에서 북쪽으로 500m 떨어진 지점에서는 우리공화당이 조 장관 사퇴를 주장하는 맞불 집회를 열었다. 양측 참가자들은 온종일 상대를 향해 고성과 욕설을 퍼부었다. 서초역 하늘에는 '집회 소음 못 참겠다. 주민들은 고통 중'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대형 풍선에 매달려 둥둥 떠 있었다.

한편 법원은 3일 열린 광화문 집회에서 경찰을 폭행한 혐의로 체포한 탈북자단체 회원 1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이날 발부했다.







[표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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