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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정경심, 조국에게 내가 안고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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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직원 "조국 청문회 날 정씨가 전화하는 내용 들었다"

정씨 어제 비공개 소환 '특혜'… 8시간 조사받고 아프다며 귀가

조국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조 장관에게 딸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의혹에 대해 "내가 다 안고 가겠다"고 말했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정씨의 자산 관리인인 증권사 직원 김모씨의 진술이다. 그가 조 장관의 인사청문회가 있었던 지난달 6일 오전 정씨가 조 장관과의 통화에서 "내가 다 안고 가겠다"고 말하는 걸 옆에서 들었다는 것이다.

정씨는 이날 오전 9시쯤 서울중앙지검에 비공개 출석했다. 검찰이 조 장관 일가(一家) 의혹과 관련, 지난 8월 27일 수사에 착수한 지 37일 만이다. 검찰은 지난달 25일 "정씨는 검찰청사 1층으로 출석한다"고 했다. 공개 소환 취지였다. 그런데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조 장관 등이 '인권 수사' '검찰 개혁'으로 검찰을 압박하자 소환 방식을 비공개로 바꾼 것이다. 정씨는 출석 8시간 만인 오후 5시쯤 귀가했다. 검찰은 "정씨가 건강 상태를 이유로 조사 중단을 요청했다"고 했다. 검찰은 전 정권을 겨냥한 '적폐 수사'를 할 땐 예외 없이 핵심 피의자를 공개 소환했다. 법조계에선 '황제 조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검찰은 조만간 정씨를 다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정씨의 혐의가 10가지에 달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씨는 동양대 총장 표창장 등을 위조해 자녀 입시에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자신이 투자한 '조국 펀드' 운용 과정에 개입해 불법을 저지른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날 '조국 펀드'를 운용했던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를 회삿돈 72억원을 횡령하고, 주가 조작을 시도한 혐의로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정씨도 이 과정에 개입한 '공범'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정씨 조사를 마치면 그에 대한 구속 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 장관도 수사선상에 올려놓고 있다. 현직 법무부 장관이 검찰 소환을 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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