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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300 스코어보드-법사위]예상 외 '정책국감 핫스팟' 된 '조국 핫스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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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the300]2일 법제사법위원회-대법원 국정감사…풍랑 속에 이어진 재판·양형제도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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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법제사법위원회-대법원 국정감사. 이철희(민), 박주민(민), 금태섭(민), 정점식(한), 송기헌(민), 표창원(민), 오신환(바), 채이배(바), 백혜련(민), 김종민(민), 박지원(대), 김도읍(한), 주광덕(한), 정성호(민), 장제원(한), 이은재(한), 정갑윤(한), 여상규(한), 조재연 법원행정처장.

2일 대법원 국감에서는 조국 법무부장관 수사 관련 압수수색 영장 관련 여야 공방이 이어지긴 했지만 예상 외로 정책 국감이 성사됐다.

'조국 정국'의 근원지 법사위인 만큼 조 장관 관련 공방은 빠지지 않았다. 이 가운데 각 정당의 입장을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가며 주장한 의원들이 눈에 띄었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은 영장의 '실질' 기각률이 1%에 불과하다는 통계의 허점을 찾아냈다. 기존 사법연감에서 나타낸 '기각률' 기준이 거꾸로 생각하면 압수수색 허용에 속하는 '일부기각'을 포함한 것이었다는 점을 찾아내 "영장 기각율이 늘고 있다"는 법원 주장을 전면 반박했다.

야당에서는 정점식 자유한국당 의원이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정 의원으로서는 지난 4월 보궐선거로 국회의원 뱃지를 단 후 첫 국감이었지만 오히려 최근까지 검찰 현직에 몸 담았다는 점을 이점으로 살렸다.

여권에서 제기된 '조 장관 자택 11시간 압수수색' 비판에 정 의원은 "지금은 2019년이다. 하드디스크 자체 압수를 법원이 허용하지 않아 문건을 일일이 (변호사와 검사가) 봐야 해 오래 걸린다"고 반박했다.

이날 국감에선 영장 발부 문제나 피의사실 공표 여부 등 쟁점을 빼도 재판권 등 헌법상 기본권을 위한 재판제도 개선 고민이 남았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제시한 이른바 '후관예우' 문제나 같은 당 금태섭 의원이 제시한 판결문 공개제도 개선 문제 등이 눈에 띄었다.

박 의원이 제기한 '후관예우' 문제는 판사 출신 변호사의 '전관예우' 문제를 역으로 지적한 일종의 법조계 신조어다. 로펌(법무법인)이나 기업 소속 변호사 출신의 법관 임용이 늘면서 역으로 해당 법관들이 속했던 법인이 재판에서 유리한 판결을 받게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재연 법원행정처장도 "실제로 있는 문제"라며 사법부 고민을 토로하고 대책 마련도 약속했다.

금 의원은 일반 국민에 대한 판결문 공개 확대에 법원이 소극적이어서 국민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법원이 사법절차 투명성 확대를 위해 판결문 공개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관련 법 개정에 소극적이라는 문제를 제기하며 조 처장의 법 개정 약속을 받아냈다. 지난해 법원이 시행한 인터넷 판결문 열람제도에 대해서도 1년 단위밖에 검색이 안 된다며 직접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문제를 제기해 준비성이 돋보였다.

송기헌 민주당 의원의 경우 여당 간사로서 주로 여당 옹호 논리를 펼치는 데 집중했지만 질의 말미에 대법원의 장기미제 판결이 국민들에게 주는 폐해를 놓치지 않고 지적했다.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판결 문제와 관련해 일본 외무성의 '헤이그협약' 위반에 대한 대법원 조치 약속도 받아냈다. 헤이그 협약은 민사·상사 재판에서 관련 서류를 해외 송달하기 위한 국제협약이다. 서류를 반송하려면 사유를 기재해 돌려보내야 한다 지난 8월 일본 정부가 아무 이유 없이 이를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의 국내 자산 압류 결정문을 반송해 논란이 일었다.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지난 국감이나 지난 1년 간 법사위에서 흐지부지될 뻔한 사법부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데 집중했다. 오신환 의원은 대법원의 사법행정 개편 과정에서 법원조직법 개정이 필요한데 노력이 없다고 법원행정처를 질타했다. 특히 지난해에도 법원이 같은 답변을 했다면서 움직일 것을 촉구했다. 채이배 의원은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인사청문 과정에서 불거진 법관의 주식투자 제한 강령을 재차 점검했다.

김영란 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장도 기관증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여야 의원들의 양형기준 고민도 적잖았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업재해에 산업재해보험이 형량을 감경하는 양형기준상 모순을 지적했다.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아동학대 판결이 대부분 감경으로 이어진다며 양형기준 개선을 촉구하고 김 위원장으로부터 양형기준 변경 검토를 약속받았다.

조 장관 영장 발부 문제뿐 아니라 각종 제도 개선 요구가 이어졌지만 조 처장의 대처는 무난했다. 여야 간 첨예한 대립에도 대법관으로서 민감한 질문을 피해가면서도 대법원으로서 할 수 있는 해명은 최대한 했다.

백지수 기자 100js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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