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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의료기기 임상시험 수준 ‘최상’ … 국산 제품 글로벌 시장 진출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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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료원, ISO14155 인증 획득

비유럽 지역 기관으로선 최초

산학협력·연구중심 체계 구축

시스템·노하우·안전성 경쟁력 ↑

중앙일보

고대의료원 국제 의료기기 임상시험지원센터의 교수와 자문 인력이 운영 지침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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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도 약물처럼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임상시험을 거친다. 신뢰도 높은 임상시험 실시기관으로부터 인증마크를 받는 것은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발판이 된다. 고대의료원은 최근 독일의 글로벌 시험인증기관인 ‘티유브이슈드’로부터 국제 의료기기 임상시험 실시기관 인증(ISO14155)을 획득했다. 고대의료원 국제의료기기 임상시험지원센터 김태훈 센터장은 “신뢰성 있는 데이터로 의료기기의 안전성·성능을 입증해 수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그간 국내 의료기기 업체는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인증 획득을 위해 주로 국외 의료기관에 임상시험을 의뢰해야 했다”고 말했다. 종합병원 중 ISO14155를 획득한 임상시험 실시 기관은 고대의료원이 세계 최초다.



유럽 수출 땐 시 ISO14155 인증 필수



앞서 유럽에서는 공업용 실리콘으로 만든 발암성 인공 유방 보형물로 수십 명이 암에 걸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안전성을 강화한 유럽 의료기기법(MDR)이 발효됐고 내년 5월부터 시행된다. 변화한 유럽 의료기기법의 핵심은 안전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임상시험의 요건을 강화한 것이다.

개정된 주요 내용은 첫째, 위험관리 시스템을 수립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절차에 따라 처리하는 과정을 구축해야 한다. 둘째, 고유 식별코드를 적용해 의료기기의 생산·사용·폐기에 따른 추적을 가능하게 했다. 셋째, 시판 후 임상 추적 관리를 통해 부작용 발생건 등을 관리하도록 했다. 기존에는 진단 목적의 의료기기만 포함됐지만 앞으로는 인공 유방과 필러, 지방 흡입 등 미용 관련 의료기기도 규제를 받는다.

유럽 시장에 의료기기를 수출하려면 MDR을 준수하면서 ISO14155 규격을 바탕으로 한 임상 데이터를 제출해야 한다. 고대의료원은 ISO14155 규격에 맞춘 국제 의료기기 임상시험 표준운영지침을 만들었고, 이에 따른 임상시험 수행 능력을 인정받았다. 김태훈 센터장은 “의료기기의 안전성·성능을 국제 수준으로 향상하고 개발 기간과 비용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며 “미국식품의약국(FDA)도 ISO14155에 기반을 둔 미국 외 지역 임상 조사 결과를 인정하고 있어 국내 의료기기의 글로벌 진출 활성화를 위한 길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고대의료원이 까다로운 국제 인증을 선제적으로 획득한 배경에는 의료기기 임상시험과 관련한 시스템과 노하우, 안전성을 충분히 갖춰 경쟁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고대의료원은 정부 사업의 하나로 의료기기 상생 사업단과 의료기기 중개 임상시험 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의료기기 산업체들과 협업 체계를 구축해 왔다. 의료원 산하 안암병원·구로병원은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돼 진단·치료와 관련한 다양한 연구 경험이 축적돼 있다. 또 학교법인으로는 국내 최초로 의료기술지주회사를 통한 15개 자회사가 설립돼 있어 ‘서랍 속 기술’을 사업화하는 통로를 마련했다. 이런 인프라와 연구 역량은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2018년 기준 의료기기와 관련한 지식재산권은 80건, 기술이전은 19건이 진행됐다.



고대의료원 산하 3개 병원 모두 인증



고대의료원은 안전과 관련한 국제 인증 경험에서도 강점이 있다. 고대안암병원은 환자 안전과 관련한 국제적 진료 기준을 충족한다는 것을 인정받아 미국 국제의료평가위원회(JCI)의 인증을 받았다. 또 국제 연구대상자 보호 프로그램(AAHRPP)으로부터 임상시험 피험자의 안전성을 인증받았다. 김 센터장은 “이번 의료기기 인증 과정에서 실사단으로부터 고대의료원이 여러 국제 인증을 받은 기관이라 신뢰도가 높았고 의료기기와 관련한 다양한 국책 과제를 수행하고 있어 전문성도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고대의료원은 산하 3개 병원(안암·구로·안산)이 모두 국제 의료기기 임상시험 인증을 받았다. 국제규격에 맞는 의료기기 임상시험을 통해 환자는 안전과 효능을 입증받은 신의료기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의료진 입장에서는 그간 진단·치료가 어려웠던 질환에 접근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김 센터장은 “국제 규범에 기반을 둔 의료기기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건 시장 진출의 문턱을 통과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의료기기 산업의 성장 동력을 이끄는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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