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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월든부터 빅토리아까지… 호수를 따라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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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호수, 비밀의 세계

커트 스테이저 지음|김소정 옮김|까치
360쪽|1만6000원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1845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월든 호숫가에 오두막을 짓고 혼자 살았다. 자연주의 철학을 설파한 그의 책 '월든'은 발간 15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전 세계에서 꾸준히 읽히는 고전이다. 뉴욕 폴스미스대 자연과학부 교수이자 호수 생태 연구자인 저자는 소로가 사랑했던 월든 호수부터 지적인 여행을 시작한다. 월든 호수는 소로 덕분에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을 상징하지만, 오늘날 여행객이 몰리는 유명 관광지로 변모했다. 여름이면 수영하는 사람들이 몰래 방출한 소변 때문에 인(燐) 함유량이 2배가량 많아진다. 이 때문에 인을 좋아하는 조류(藻類)가 호수 생태계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물이 깨끗하고 맑아야 아름다운 호수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미국 애디론댁 산맥의 베어 호수는 눈으로 볼 때 청명하고 깨끗하나 보통 물보다 산성도가 100배 높아 물고기가 살지 못한다. 죽은 호수는 아니다.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물고기는 없어도 다양한 종류의 플랑크톤과 곤충이 살아가는 생명의 장소라고 저자는 말한다.

세계에서 둘째로 큰 담수호인 아프리카 빅토리아 호수, '하늘의 물'이란 별칭이 있는 바이칼 호수, 성서에 등장하는 갈릴리 호수 등 7곳 호수의 생태와 지질을 탐구했다. 과학적 사실을 쓰고 있지만 답사 경험을 버무려 에세이처럼 쉽게 읽힌다.





[이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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